예전에는 인턴 한 번으로도 충분한 입사 스펙이었지만이젠 그 역시 쉽지 않다. ‘금턴(금金과 intern의 합성어)‘이라는말이 있을 정도로 인턴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자격과경력이 필요한 시대다. 어렵게 채용전환 인턴에 합격하더라도 끝이 아니다. 평가 기간 이후 채용전환에서 탈락할 수 있기 때문에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개월간의 인턴 기간 동안에도 이들은 극도의 긴장감과 피로감을 느낀다. 새로운 곳에지원해야 한다는 초조함 역시 경험한다. 전환을 위해 언제나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며 성과에 대한 압박에 시달린다.
"입사해서 남들보다 훨씬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했는데, 성과평가와 보상은 일의 성과나 능력이 아닌 연공서열에 따라 주는 것 같다.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딱히 선배라고 나보다 일을더 많이 하는 것 같지도 않다. 내가 일을 다 하는 것 같은데 왜나는 이런 평가를 받아야 하는가?"
보상 체계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면서 일부 MZ세대는딱히 팀장이나 임원 자리를 바라지 않기도 한다. 2021년 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진행한 조사 결과, 절반에 해당하는47퍼센트의 직장인이 승진에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희미해졌다는 점(52퍼센트)과 승진이 매력적인 요소가 아니라는 이유(46퍼센트)가 주요했다.28높은 직급에 오르면 부담감과 책임감은 느는 반면 월급은 역할 대비 크게 오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승진은 직장인에게 성공의 절대적 기준이었다.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지금의 젊은 세대는 승진보다는 자아실현과 워라밸, 자기 계발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 정체된 성장이라는배경으로 인해 과거와는 성공에 대한 기준이 달라졌다.
MZ세대가 자신을 지키는 법코로나로 인한 고립과 갑작스러운 실직, 직장 내 갈등 등의 상황은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돌발적 사건이었다. MZ세대는 이러한 상황에 맞서 자신의 지친 마음을 달랠 방법을 찾았다. MZ세대 사이의 새로운 유행으로 떠오른 미라클 모닝이대표적인 사례다. 미라클 모닝은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 독서, 일기, 명상의 규칙적인 루틴routine을 실천하는 것이다. 2022년 11월 기준 미라클 모닝과 관련된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150만 개가 넘는다. 2021년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MZ세대의 77퍼센트는 매일 실천하는 자신만의 루틴이 있다고 답했다. 미라클 모닝 실천 과정을 매일 블로그에 업데이트하는 20대 A양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매일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간단히 세수를 하고 물 한 컵을 마신다. 아직 잠이 덜 깼지만 새벽의 고요한 분위기에 기분이 좋고, 오늘도 하루를 앞서 시작했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하다. 나의 미라클모닝 루틴은 보통 명상 10분, 독서 10분, 일기 쓰기 10분, 요가 20분으로 구성된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않고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음에 감사하다.
간호사 조직에서 통용되는 용어인 ‘태움‘과 같은 직장내 괴롭힘은 대표적인 독성적 조직행동이다. 태움이란 ‘재가될 때까지 태운다‘는 의미로 선배 간호사가 욕설, 무시, 비하, 험담, 소문 등으로 신규 간호사를 괴롭히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태움의 희생자는 조직 내 나이가 어리거나 경력이 짧은20~30대다.
번아웃 현상이 심화하며 새로운 사회 현상도 나타났다. 중국의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탕평‘ 현상이 대표적이다. 탕핑은 ‘드러눕다‘라는 뜻의 단어로, 996 직장 문화에서의도적으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이른다. 중국의 탕핑족은치열한 경쟁을 피하고 쓸데없이 노력하지 않겠다는 태도를보인다. 996 문화에 맞춰 열심히 일해도 예전만큼의 보상을
이와 유사하게 전 세계 MZ세대 사이에서는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 열풍이 불고 있다. 2022년 7월, 미국의 24세 엔지니어 자이드 칸Zaid Kahn이 올린 17초의 짧은 틱톡 영상이 조용한 퇴사 열풍을 불렀다. 조용한 퇴사란 일을 그만두지 않고, 받는 만큼만 일한다는 태도로 최소한의 업무만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기꺼이 공짜 야근이나 주말 근무를 감수하며 번아웃에 잠기기보다 소극적으로 일하기를 택해 자신의 삶을 보호하는 것이다. 2022년 6월 갤럽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의 과반 이상은 조용한 퇴사자다. 퇴직하지 않고회사에 남아 있지만 일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 지친 MZ 세대들이 많아지는 것이 현실이다.
호흡법 이외에도 일상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명상법이 존재한다. 발이 땅에 닿는 순간의 감각에 온전히 집중하는 마음챙김 걷기 명상, 모든 음식을 맛과 향을 최대한 음미하면서 먹는 ‘고급 음식 명상Expensive Food Meditation‘이 그사례다. 마음챙김 명상 훈련을 받은 구성원은 직무 스트레스에더 잘 대응하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었다.
실제 실험에서도 마음챙김 명상의 효과가 증명된 바 있다. 2주간 마음챙김 명상을 수행한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은직무 만족도를 보였으며 개인의 정신적 소진 역시 줄었다.2구글은 감성 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을 강화하기 위해 ‘내면 검색Search Inside Yourself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감성지능이 높은 이는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어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타인을 이해할 수 있다. 내면 검색 프로그램은 그 효과를 인정받아 현재 ‘SAP‘, ‘UN‘, ‘넷플릭스Netflix’ 등다양한 기업에서 활용 중이다. 특히 IT 기업인 SAP는 내면 검색 프로그램을 통해 실질적인 효과를 경험했다. 내면 검색 훈련 이후 구성원의 집중력은 14퍼센트 늘었고 스트레스는 8퍼센트 감소했다. 반면 업무 몰입도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7퍼센트 증가했다.
더욱 확실한 과로 예방을 위해 조직은 직접 규칙을 만들 수도 있다. 이를테면 매주 금요일은 회의 없는 날로 지정한다거나 퇴근 시간 이후에는 업무 지시를 금지하는 등의 조치
업무 유연성과 자율성 제공업무를 직접 통제하고 조정하는 업무 통제감은 번아웃을 유의미하게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많은 기업은 유연한 근무형태를 도입하며 구성원의 업무 통제권을 늘리려 했다. ‘네이버’는 주 5일 원격 근무, 혹은 주 3일 이상 사무실 근무 중 하나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커넥티드 워크Connected Work‘ 제도를도입했다. ‘라인플러스‘는 시차가 네 시간 이내인 해외 국가에서도 원격 근무를 허용하며 업무 공간의 선택권을 더욱 확대했다. 라인플러스의 직원들은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호주등에서도 최대 90일간 근무가 가능하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중이 한 명도 없는 절은 지속하기 어렵다. 시각을 바꿔절을 다시 설계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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