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적으로 이 책에 어떤 목표가 있다면, 전문화된 학술 용어를 빌리지 않고 인간의 삶이 얼마나 복잡한가에 대해 충실히 설명하는 것이다.
우리 문화 속에서 소위 말하는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논의가 펼쳐질 때, 우리 문화가 취하고 있는 논조에 반박하기 위해서 이 책은 세 가지 반론을 제시한다. 번째로 진정한 자기 수련이란 인간의 본질적인 핵심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모하는 우리의 정체성에 게속해서 새로운 면모를 더해 가면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이 주장은 자아란 우리의 소유물(또는 성취)이 아니라, 타인을 포함하여 주변 환경과 관계를 맺으며 서서히 형성해 나가는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두번째로, 마음의 평정을 갖고자 하는 우리의 소망은대체로 비현실적일 뿐 아니라, 어쩌면 다소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균형 잡히고 차분하며 평온한 삶에 대한 우리 문화의 이상은 상당히 공허해 보인다. 때로는 가장 고통스러운 삶이 가장 보람 있는 삶이기도 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나는 안정을 추구하기보다는 다소 전전긍긍하더라도 우리가 가진 모든 열과 성을 다 바치려는 삶 역시 어떤 장점이 있을 수 있다고 제안한다.
세번째로, 나는 인간의 욕망에는 놀랄 만한 특수성이 있으며 바로 이 특수성이 우리가가진 기질을 현실에서 발휘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뒷받침해 준다고 생각한다.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은이 특수성을 욕망의 "진실"이라고 불렀는데, 나는 우리가이 특수성과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우리의 기질과도 더 멀어진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우리가 이 특수성을 충실히 따른다면 우리의 기질을 억압하려는 지배적인 사회적 규범에 더제대로 저항할 수 있다.
어떤 것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진짜 당신이거나, 혹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표현하는 것이고, 다른 것들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버나드 윌리엄스
실존적이란 단어를 난해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나는 이 단어를 통해 단순히 인간 삶의 기본적인 구성 요소에, 즉 우리 삶의 윤곽을 결정하는 주요 구심점에 어떻게 다가갈지 이야기하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실존적이라는 말은인간이 겪는 근본적인 경험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포괄적인 용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어디에서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는지, 어떤 것이 중요하고 노력할 가치가 있다고생각하는지, 인생의 피할 수 없는 도전, 역경, 견딜 수 없는괴로움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난관과 기회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우리의 관심은 어떤 목표, 활동, 야망 또는 사람들을 향하는지,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을 어떻게 사랑하고 미워하는지, 아니면 그들을 그저 무시해 버리는지, 어떻게 또는 어디서 쾌락과 기쁨, 성취감 또 자아실현감을 찾는지, 우리를 만족시키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거듭된실패에 별다른 방도가 없을 때 우리는 어디로 (또는 누구에게로 향하는지 등을 다룬다. 이러한 설명에 따르면, 우리가삶을 살기 위해 선택하는 (또는 선택할 수밖에 없는) 삶의 방
내 생각에 "진정성"이란 특정 성격의 특성이나 속성이 아니라 삶의 방식,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에 관한 것이다. 진정성은 우리 존재에 대한 어떤 영구적인 진리가 아니라, 인간의 삶의 특징인 계속되는 변화의 과정에 우리가 어떻게 발을 내딛을 것이냐 하는 문제다. 이러한 관점에서 진정성을 추구한다는 것은 우리 존재의 숨겨진 핵심을지하 감옥에서 해방하려는 노력이라기보다는, 아직은 잠재력에 불과한 자아의 다양한 모습을 벌달시키려는 노력에 가깝다
진정한 성격은 결코 변하지 않는 타고난 자아라고굳게 여겨지는 반면, 진정한 실존적인 길은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 만드는 어떤 독특한 마음(또는 심지어 그런 "스타일")이라는 개념에 부합한다. 이는 우리가 누구여야 한다는 엄격한 정의에 우리를 가두지 않으면서, 우리의 기질에 자신만의 독특한 고유함을 부여한다.
생각해 본다면 진정성이란 실존적인 마음의 평화가 아니라, 몹시 불안한 마음을 포함한 다양한 감정의 상충을 수용할 수 있는 일종의 내적 포용력을 의미한다.
모호한 의미를 감당해 낸다는 것은,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깨닫는 과정에서 삶에 대해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외부의 세력이 우리에게던지는 질문에 의존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삶의 핵심이 되는 질문의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질문에명백하고 확실하며 보편적인 답은 없는데, 그렇다고 해서결코 중요성이 축소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하루빨리 답을 찾아내야 한다. 쉬운 답이 없다고 해서 답이 없는 것은아니다. 사실 쉬운 답을 원하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할 수 있다. 자명하진 않더라도 자신에게 의미 있는 답을찾으려는 우리의 시도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답이 자기 자신에게는 의미 있더라도 남에게는 그렇지 않을수 있다. 하지만 답이 우리 마음속의 독특한 열정을 가득품고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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