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가온 잠잠한 마음은 오늘의 단어가 될 것이다. 그 단어들을 모아보면 그제서야 펼쳐지는 지난 이야기들이 있지 않을까. 그 이야기들을 책을대하듯이 어루만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나의 이야기 또한아는 단어, 아는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 책을 읽다가 문득 멈추게 만드는 단어 하나가 있다면 읽기를 멈춰도 좋다. 대신 읽게 될 내 이야기가 내안에서 펼쳐질 때, 나는 나에게 숙인다. 책을 읽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눈은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 순간 책은 그저 고마운 존재가 된다.

어떤 시작은 이야기의 한가운데에서 일어나기도 한다. 우리는 그 순간을만나기 위해 몰랐던 세계로 고개를 숙인다. 어쩌면 이야기는 내가 실제로겪은 일보다도 내 안에 선명하게 남을지도 모른다. 그 자국이 언젠가의 나를 만들기도 하면서, 우리의 어떤 면은 느지막이 자라나지 않을까. 그렇기에 오래오래 읽으며 지내고 싶다.

계속된다는 말은 반복된다는 말과 달라서, 계속되는 동안에 찾아오는 봄은 매번 다른 봄이다. 그렇지만 아름답다는 점에서는또 같고, 이런 아름다움에는 면역이 되지 않으므로 어김없이 감탄할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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