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는 역사가 아니라 기록자다. 자기 체험은 문헌학자의 절대 전제다. 국정(國定)이 문제인 것은 사실 왜곡과 미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역사는 기록하는 사람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분야의 문헌학자가 많아야 하고 그들의 논의가 범람할 수 있도록 사회적 여건이 성숙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국사가 붕괴되더라도(가장 바람직하다) 그렇게 만들어진 교과서라면 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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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치 세력의 입장에서 역사의 주요 목적은 국민 의식 육성(국가 만들기)이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국정 교과서를 반대하는 시민의 목소리는 이미 그 과정에서 ‘육성’에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만들어라, 우리는 안 믿는다."까지는 아니더라도 영화 〈암살〉의 대사처럼 우리는 계속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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