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 - 우리 몸 안내서
빌 브라이슨 지음, 이한음 옮김 / 까치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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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각의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뇌가 단지 무엇인가가 어떤 느낌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느낌이어야 한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연인의 애무는 황홀한 느낌을 주는 반면, 낯선 사람의 동일한 접촉은 징그럽거나 섬뜩한 느낌을 주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자기 스스로 간지럼을 태우기가 몹시 어려운 이유 역시 그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쓰기 위한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뜻밖의 일들 중 하나를 노팅엄 대학교 의과대학의 해부실에서 겪었다. 그곳에서 교수이자 외과의사인 벤 올리비어(누구인지는 나중에 더 자세히 이야기할 것이다)는 한 시신의 팔을 부드럽게 짼 뒤에 약 1밀리미터 두께로 피부를 얇게 벗겼다. 너무나 얇아서 투명할 정도였다. "우리의 피부색은 다 여기에서 나오는 겁니다. 인종 어쩌고 하는 것들이 다 얇은 표피에 불과한 거죠."

직후에 나는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에 있는 그녀의 사무실에서 니나 자블론스키를 만났을 때, 그의 말을 들려주었다. 그녀는 적극적으로 동의를 표했다. "우리 인체 조성의 한 작은 측면을 그토록 중시한다는 것이 이상한 일이죠. 피부색은 햇빛에 대한 반응일 뿐인데도, 사람들은 마치 피부색이 사람을 결정하는 인자인 양 행동한다니까요. 생물학적으로 보면, 실제로 인종 같은 것은 아예 없어요. 피부색, 얼굴 특징, 모발 유형, 골격 구조 등 사람들을 규정하는 그 어떤 특성도 인종이 있다고 말해주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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