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마침내 그랜트가 오브리를 그녀 앞으로 데려오려는순간, 피오나의 기억 하나가 깜빡이며 불이 들어와 남편을 알아보게 된다. 그녀는 그 순간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날 버릴 수도 있었는데, 지켜주어서 고마워요……."
이 영화는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병들어 모든 기억을 잊어버린다 해도인간의 뇌에 마지막까지 남는 기능 하나는 바로 사랑이 아닐까. 이영화는 인간이 사랑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알츠하이머라는 병을 통해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일화는 피그말리온 사랑이 가지는 함정을 보여준다.
피그말리온 사랑은 자기가 창조한 사랑하는 대상을 소유하고 지배하려는 욕망을 내포한다. 과연 피그말리온은 자신이 조각한 갈라테이아가 진짜 살아있는 여성이 되었을 때, 그녀가 독립된 인간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그리고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여성과의 관계를 그녀와 정상적으로 맺을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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