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축제 - 미키마우스의 손가락은 몇 개인가? 8020 이어령 명강
이어령 지음 / 사무사책방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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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이 바로 상상력입니다.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처럼한 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보고 한 송이 꽃에서 천국을 보는힘이지요. 그러나 상상력은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픕니다. 끝이 없어요. 이번에는 8자를 옆으로 눕혀보세요. 8자가 무한대의 기호로 뜹니다. 갑자기 0은 은하수처럼 빛나면서 무한대의 수로 돌변합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8의 아라비아숫자는 안이 바깥이 되고 바깥이 안으로 바뀌는 뫼비우스의 띠가되어 리사이클의 아이콘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0은 춤을추고 마술사의 검은 보자기처럼 무한한 둥근 원들을 뽑아냅니다.

어느 날 학부모 한 분이 저를 찾아와 자기 아이 걱정을 하면서 조언을 구하는 거예요. 자기네 성이 홍인데 아무리 가르쳐주어도 ‘홍‘을 ‘홍‘이라고 읽지 않고 ㅎㅎ (히읗히읗)이라고읽는다는 거예요. 자기 성도 읽을 줄 모르는 아이의 학습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거죠.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놀랐어요. 그동안 홍이라는 글자를 수도 없이 봐왔지만 한 번도그게 히읗(ㅎ) 자 2개를 포개놓은 모양이라고 생각해본 적이없었단 말입니다. 아라비아숫자의 8자에서 0을 2개 보는 것처럼…

어머니가 눈대중으로 똑같이 나누어주신 별사탕도 수로 계산하면 차이가 났다. 이 차이가 우리를 괴롭혔던 것이다. 나의 몫이 형보다 한 알이라도 적으면 어머니가 그만큼 나를 덜 사랑하시는 거라고 생각했다. 또한 알이라도많으면, 자랑하지 않고서는 못 배긴다. 숫자는 작은 차이와 함께 비교 의식과축적이라는 것을 동시적으로 가르쳐준다. 숫자는 많은 비극의 씨앗을 잉태하고 있다. 숫자는 분쟁을 낳는다.

BASISBE『서구의 몰락Der Untergang des Abendlandes』TO언어의 창조력이 고갈되어 문명이 쇠퇴기에 들어서면 숫자가 판치는 세상이 된다고 한다. 그것은 ‘몰락‘의 전주곡이다. 10『서구의 몰락』을 쓴 슈펭글러의 말이다. 2008그러나 차가운 숫자에 상상력을 불어넣어 춤추게 하고 영혼의 숨결로 그들을 날게 한 시인들 그리고 지식인들이 있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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