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넓은 세상에서 나보다도 더 구름을 잘 알고 나보다도 더 구름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 사람을 만나보고 싶다. 혹은 구름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있다면 그것을 나에게 보여다오."

공중전화부스 앞의 긴 줄 맨 끝에 서서 초조한 마음으로 줄이 빨리 줄어들기를, 앞사람의 통화가 빨리 끝나기를 기다려본 기억이 혹시 있으신지요.

그 기억 때문에 한동안은 텅 빈 공중전화를 보면 무조건 들어가서 누구에게든 전화를 걸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이젠 공중전화를 사용했다는 사실조차 낯섭니다. 길에서 어쩌다 마주치는 공중전화부스도 무용지물의 버려진 폐공간 같아 보입니다.

유럽에선 그곳을 미니도서관이나 물고기들이 노니는 어항으로 바꾸기도 한다고 합니다. 영국의 어떤 마을에선 그곳을 아예 지구상에서 가장 작은 미니펍으로 바꿨죠. 딱 한 사람만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그 일인용 펍에서 술 한잔 마시고 싶어하는 마을 사람들이 많아 공중전화 펍 앞에는 늘 길게 줄이 이어진다고 합니다.

그렇게 줄 선 김에 서로 안부 인사도 나누고, 이런저런 얘기와 마을 정보도 나누니 무용지물의 공중전화가 오히려 직접대화기 역할, 사랑방 역할을 하는 셈이랄까요.

우리의 공중전화는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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