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 A에서 승객들은 옆 좌석을 돌아보며 괜찮은지를 묻는다. 도움이필요한 사람들은 비행기에서 가장 먼저 빠져나갈 수 있게 도움을 받는다. 심지어 사람들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다.
행성 B에서는 모든 사람이 각자도생해야 한다. 공황 상태에 빠지게 된다. 밀치락달치락 아수라장이 된다. 어린이, 노인, 장애인들은 탈출하려는 사람들에 의해 짓밟힌다.
이제 질문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어느 쪽 행성에 살고 있는가?
포스트메스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사람들의 97퍼센트는우리가 행성 B에 살고 있다고 생각할 것으로 추정하곤 했다. 진실은 거의모든 경우 우리는 행성 A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역사상 가장 중대한 재난도 행성 A에서 발생했다. 타이타닉호의 침몰을 예로 들어보자.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아마 모든 사람이 공황상태에 빠졌다고 생각할 것이다(현악사중주는 예외이다). 사실 대피는 매우질서정연하게 이루어졌다. 어느 목격자는 "공황이나 히스테리의 징조는없었다. 두려워서 비명을 지르는 사람도, 우왕좌왕 뛰어다니는 승객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2001년 9월 11일 일어난 미국 대폭발 테러사건당시 쌍둥이 빌딩이 불타오를 때 수천 명이 자신의 생명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침착하게 계단을 걸어 내려왔다. 그들은 소방대원이나 부상자가 지나갈 수 있도록 옆으로 길을 비켜주었다. 그리고 실제로 사람들은
"아니에요. 먼저 가세요"라고 말하곤 했다. 어느 생존자는 나중에 "그 순간에도 사람들이 실제로 아니요, 괜찮아요. 제가 비켜드릴게요‘라고 말하고 있다니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인간은 본성 자체가 이기적이고 공격적이며 공황 상태에 쉽게 빠진다는 신화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네덜란드의 동물학자 프란스 드발Frans de Wal이 ‘껍데기 이론Veneer theory‘ 이라고 즐겨 부르는 것이다. 문명이란 아주 가벼운 도발에도 갈라져버리는 얄팍한 껍데기 표면에 지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현실에서는 그 반대가 진실이다. 우리 인간은 위기가닥칠 때, 즉 폭탄이 떨어지거나 홍수가 났을 때 최선의 모습을 보여준다.

혹은 플라시보 Placebo 효과를 예로 들어보자. 의사가 당신에게 가짜 약을주면서 이 약을 먹으면 병이 나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면 당신은 정말로‘ 상태가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 처방이 극적일수록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전체적으로 볼 때 주사는 알약보다 효과가 더 좋다. 그리고 옛날에는 심지어 사혈(치료방법으로 행하던 피 뽑기 - 옮긴이)도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중세시대의 치료법이 정말로 선진적이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이처럼과감한 시술이 효과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다른 방식으로도 작동할 수 있다. 가짜 약을 먹으면서 이약이 병을 생기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실제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 환자에게 약에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고 경고한다면 아마도 그 효과가 실제로 나타날 것이다. 소위 노시보 효과다.

우리가 믿는 것이 우리를 만든다. 우리는 우리가 찾고 있는것을 발견할 수 있고, 우리가 예측하는 일은 일어나게 된다.

인터넷에는 기원을 알 수 없는 우화 하나가 떠돌고 있는데, 단순하지만심오한 진리가 담겨 있다. 어떤 노인이 손자에게 이야기한다. "나의 내면에서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두 마리 늑대의 처절한 싸움이다. 하나는 악이다. 분노에 차 있고 탐욕스러우며 질투가 심하고 교만하며 비겁하다. 다른 하나는 선이다. 평화롭고 타인을 사랑하며 겸손하고 관대하며 정직하고 신뢰할 수 있다. 너의 내면에서도 두 마리의 늑대가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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