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얻은 최고의 교훈은, 재활 과정에 있을 때 나를 돌보는 사람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내게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마음을 여느냐 마느냐 하는 결정은 내 소관이었다. 나와 교감을 나누고, 부드럽고 적절하게 나를 만져주고, 눈을 마주보며 차분하게 말을 건네면서 에너지를 주는 사람에게는 마음을 열었다. 긍정적인 대우에는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반면 나와 교감하지 않고 기운을 빼는 사람을 대할 때는 그들의 요청을 무시하고 자신을 보호했다.
내가 외상으로 고통받는 동안 어머니가 가장 즐겨 한 말은 "더 나쁠 수도 있었어!"였다. 정말 그랬다. 표면에 드러난 상황은 참혹했지만 훨씬 더 나쁠 수도 있었다. 어머니는 이 과정에서 정말 대단한 일을 해주었다. 나는 막내였고, 그녀는 내가 걸음마를 뗄때부터 무척 바쁘게 일했다. 그래서 이렇게 다시 어머니에게 의지하며 보살핌을 받을 기회가 생긴 것이 기뻤다. 그녀는 포기할 줄 몰랐고 끝까지 친절했다. 한 번도 목소리를 높이거나 나를 비난하지 않았다.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여인이었다. 내가 잘하든 못하는 상관하지않았다. 우리는 회복 과정을 함께했으며, 모든 순간이 새로운 희망과가능성으로 빛났다.
뇌졸중 환자 중에는 더 이상 회복이 되지 않는다며 불평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그들이 이루고 있는 작은 성취에주목하지 않는 것이 진짜 문제가 아닐까 싶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없는 것을 명확히 볼 줄 알아야 다음에 무엇을 할지 판단할 수 있다. 그러지 않으면 절망이 회복을 가로막는다.
나는 방문객들이 내게 자신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눠주기를 바랐다. 대화가 사실상 불가능했기에 나는 그저 사람들이 몇 분의 시간을 내서 내 손을 잡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천천히 자신의 안부를 전하거나, 내가 회복되리라 믿는다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불안한 에너지를 잔뜩 갖고 오는 사람을 상대하기가 가장 어려웠다. 사람들이 내게 올 때는 자기가 어떤 에너지를 갖고 오는지 확인하기를바랐다. 모두가 눈살을 펴고 마음을 열고 사랑을 나눠주기를 원했다.극도로 신경이 곤두서 있거나 화가 난 사람들의 방문은 내 회복에 역효과를 냈다.
뇌졸중을 통해 내가 배운 최고의 교훈이라면 감정을 몸으로 느끼는방법을 배운 것이다. 기쁨의 감정이 내 안에 있었다. 평화의 감정이내 안에 있었다. 새로운 감정이 밀려들어 나를 해방시키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이런 감각 경험에 어울리는 새 단어를 배워야 했다. 아울러 감정이 내 몸에 계속 남아 있게 할지, 아니면 내 몸에서 곧장 흘러나가게 해야 하는지 판단할 힘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판단은 몸이 어떻게 느끼는지에 따라 결정되었다. 분노, 좌절, 공포 같은 감정이 몸 안에 차오르면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런 감정은 마음에 들지 않으니 신경 고리에 접속하고 싶지 않다고 뇌에게 말했다. 언어를 통해 왼쪽 뇌를 사용하면 뇌에게 직접 말을어 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원하지 않는지 말할 수 있었다. 이렇게 되자 이제 예전의 내 성격으로 절대 돌아가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감정적 치유는 지루하리만치 서서히 진행되었지만 노력할 가치가있었다. 왼쪽 뇌의 힘이 점차 강해지면서 내 감정이나 상황을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이나 외적 사건 탓으로 돌리고 싶어졌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면 나와 나의 뇌 말고는 나에게 어떤 기분을 느끼게 만들사람은 없었다. 외부의 그 무엇도 내 마음의 평화를 앗아갈 수 없었다. 그것은 온전히 나의 문제였다. 내 삶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 통제할 수는 없지만, 내 경험을 어떻게 지각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내게 달려 있었다.
회복과정에서 나는 양측 반구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내 생각을 좌우하는 성격을 내가 직접 선택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는 중요한 문제였다. 내 우뇌 성격의 밑바탕에는 깊은 마음의 평화와 공감의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우뇌의이런 성격을 담당하는 회로를 가동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일수록 우리가 세상을 향해 보내는 평화와 공감의 메시지도 많아지고, 그만큼..
오른쪽 뇌에는 현재 순간 외의 시간이 존재하지 않으며, 매 순간이감각들로 채워진다. 출생이나 죽음은 현재 순간에 일어난다. 기쁨의경험 역시 현재 순간에 일어난다. 우리 자신보다 거대한 존재를 지각하고 그것과 연결되어 있다는 경험 또한 현재 순간에 일어난다. 우뇌에서는 ‘지금 이 순간 The Moment of Now‘만이 끝없이 계속 이어진다.
오른쪽우뇌의 타고난 기능 가운데 하나는 낡은 정보가 담긴 파일을 새롭게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매 순간 새로운 깨달음을 가져다준다는 점이다. 나는 유년기 내내 호박을 먹지 못했다. 그런데 우뇌 덕분에 기꺼이 호박에 재도전할 수 있었고, 지금은 호박을 아주 좋아한다. 많은 사람들이 좌뇌로 판단을 내린 후에는 파일 업데이트를 위해 선뜻오른쪽으로(우뇌의 의식으로) 넘어가지 못한다. 그래서 판단을 한번내리고 나면 그 결정을 끝까지 고집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깨닫기로지배욕이 강한 좌뇌가 가장 싫어하는 일은 제한적인 두개골 공간을개방적인 우뇌와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른쪽 뇌는 새로운 가능성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틀에서 벗어나 사고한다. 틀을 만든 장본인인 좌뇌가 세운 규칙과 규제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래서 창의력을 발휘해 새로운 일을 시도한다. 혼란이창의적 과정의 첫 단계임을 잘 안다. 근운동 감각이 뛰어나고 기민하며, 육체가 세상 속으로 뛰어드는 것을 사랑한다. 내 세포들이 직감이라는 통로을 통해 보내는 미묘한 메시지를 잘 받아들이며, 촉감과경험을 통해 배운다.
뇌가 아주 단정적이거나 비생산적이거나 통제 불능으로 느껴지는회로를 가동할 때면, 나는 정서적·생리적 반응이 사라질 때까지 90초를 기다린다. 이어 아이를 대하듯 뇌에게 차분하고 거짓 없이 말한다. ‘생각하고 느끼는 네 능력은 높이 사지만 나는 더 이상 이런 생각이나 감정에는 관심이 없어. 그러니 이런 것들을 끄집어내지 마’.
세포들이 말을 듣지 않는 극단적인 상황이 오면 나는 진정한 목소리를 이용해 언어 중추의 훼방꾼을 엄격한 스케줄로 관리한다. 이야기꾼에게 오전 9시부터 9시 반, 그리고 오후 9시부터 9시 반까지는마음대로 푸념해도 좋다고 허락한다. 뜻하지 않게 푸념 시간을 놓치면 다음 약속 시간이 돌아올 때까지 그 행동을 재개할 수 없다. 내가이런 부정적인 사고의 회로에 정말로 엮이고 싶지 않아 한다는 메시지를 세포들은 금세 알아듣는다. 따라서 지금 뇌에서 어떤 회로가 돌아가고 있는지 끈질기고 확고한 태도로 주목하기만 하면 된다.
나는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정신 건강에 아주 중요하다고 믿는다. 내 생각에는 내부의 언어적 폭력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이 마음의 깊은 평화를 발견하는 첫걸음이다. 나는 뇌에서 부정적인 이야기꾼의 비중이 고작 땅콩 크기밖에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을때 엄청난 힘을 깨달았다.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으려면 순간순간 마음의 정원을 착실하게 가꾸고, 하루에도 수천 번 긍정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