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말에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L‘heure entre chienet loup)‘이 있다. 해가 살짝 저물 때 저 멀리 보이는 짐승이 개인지 늑대인지 분간이 안 되는 그런 경계를 말한다. 낮도 아니고밤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그런 시간, 정신과 의사가 하는 일이 바로 개와 늑대의 시간에 서서 이게 개인지 늑대인지 구별하려고 노력해가는 것이다. 질병을 평가하기가 어렵듯이 얼마나 호전되었는지 판단하기도 애매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니처음부터 끝까지 애매함을 안고 가는 것이 정신과 의사라는직업의 정체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