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음 날, 자리에 함께 있었던 시리아 출신 친구가 나에게 말했다. "어제 여행 이야기가 나왔을 때 네가 계속 이스라엘‘, ‘이스라엘‘이라고 했잖아? 팔레스타인 출신 앞에서는 가급적 이스라엘이란 단어를 쓰지 않는 게 배려하는 방법이야. 가령 예루살렘, 텔아비브 식으로 그냥 도시 이름을 말하는 게 좋아. 물론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거나, 기사나 논문 같은 전문적인글을 쓸 때는 상관없어. 정치적, 외교적인 이야기를 할 때도
이란과 터키는 좋든 싫든 늘 중동의 일부였다. 원래 거기 있었던 나라고, 다양한 형태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1948년 전에 존재했나? 절대로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 나아가 아랍권의 감정은 좋아질 수 없다. (카타르 외교관)
간단히 비유를 해보겠다. 우리 몸에는 많은 장기가 있다. 그중하나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 기분이 안 좋고, 화도 날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걸 완전히 없애 버린다거나 적대시할 수 있나? 없을 것이다. 원래 몸에 있는 것이니까. 하지만 원래 아예 없던 세포, 가령 종양 덩어리 같은 게 어느 날 갑자기생긴다고 해보자. 그 자리에 자꾸 염증이 생긴다면 당신은 그걸 없애려고 하지 않겠나? 이란, 터키와 이스라엘의 차이는바로 이런 것이다.
사우디는 아랍 국가에 속하지만, 이란은 아니다. 페르시아의후예인 이란은 언어, 문화, 역사 모두 아랍과는 다르다. 중동에 대해 잘 모를 때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실수 중 하나가 이란을 아랍 국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랍과 중동을 혼동하지만, 아랍과 중동은 완전히 다른 의미다. 중동은 지역적 의미다. 보통 동쪽으로는 이란, 서쪽으로는 모로코, 남쪽으로는 아라비아반도의 남단, 북쪽으로는 터키에 이르는 지역을 의미한다. 이란 동쪽의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같은 나라들도 범중동권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지리적으로 중동과 가깝고, 각종 중동 이슈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기 때문이다.
아랍은 민족적 개념이다. 아랍어를 쓰는 문화권의 국가들, 통상 아랍 연맹Arab League에 가입한 22개국을 의미한다. 중동 국가 중 이란, 터키, 이스라엘은 아랍 국가가 아니다. 이란과 터키는 국민 다수가 이슬람을 믿지만 아랍어를 쓰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국민 다수가 유대교를 믿으며, 역시 아랍어가아닌 히브리어를 쓴다.
이스라엘과 정식으로 외교 관계를 맺은 나라는 이집트와요르단뿐이었다. 이들도 이스라엘을 진정한 이웃 나라로 인정한다기보다는 미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외교 관계를 맺은 측면이 크다. 그런 와중 사우디와 더불어 아랍 국가중 대표적인 산유국으로 꼽히며 국제 사회에서 ‘중동의 허브’로 인정받고 있는 UAE가 이스라엘과 정식으로 외교 관계를맺기로 했다는 소식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할 만한 ‘빅뉴스‘였다.
"이란의 영향력 확대에 대항하기 위해 사우디를 중심으로 친미 성향 수니파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비공식적으로 협력해 왔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제는 그런 협력관계를 본격적으로 공식화하려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으로 인한 국민 여론과 아랍권 전반의 인식을 고려하면 맹주인 사우디가 직접 나서기는 부담스러우니 협력 관계가 두텁고, 외교 안보에서 방향을 같이하는 UAE와 바레인을 앞세웠다. 특히 바레인은 안보와 경제를 사실상 사우디에의존하고 있어서 사우디의 허락 없이는 독자적으로 이스라엘수교 같은 ‘큰일‘을 결정할 수 없다." 중동 외교가 관계자의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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