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든 우리 자신이든 모두 매 순간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켈룬은 우리가 날마다 걷는 그 길이 우리보다 앞서다른 사람들이 걸었던 길들과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모든 길은언제나 그 길을 걸은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을 수반한다고 말한다. 그는 또 "길은 어떤 한 사람이 홀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길은 먼 과거로 거슬러올라가 오랜 세월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이걸어 다닌 행동이 모두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쓰고 있다. 이말은 내게 매우 심오한 깨달음을 준다. 당연한 소리 같지만, 사실대부분의 사람은 길에 대해서 그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것이 바로 각성, 즉 깨달아 안다는 뜻일 것이다.
앞으로 내 가슴속 깊이 새겨둘 에켈룬의 지혜로운 생각 두 가지를 고백하자면, 첫째는 "길의 역사는 우리의 역사"라는 것, 둘째는 "길은 혼돈 속의 질서"라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지혜는 우리가섬겨야 할 말이자, 침잠하며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새롭게 발견하기 위해 필요한 말이기도 하다.
옛날에 길은 자연풍경과 서로 어울렸다. 길은 자연경관을 파괴하지 않았다. 그러나 도로는 달랐다. 도로의 출현은 모든 것을바꿨다. 도로는 자연 본래의 풍경을 개조했을 뿐 아니라, 계절이바뀜에 따라 먹이를 찾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생존에필수적인 불곰과 순록, 연어, 늑대 같은 거의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들의 이주를 가로막는 방해물이 되었다.
동물들의 이동 경로는 가로놓인 거대한 도로들 때문에 막혔다. 철새들의 이동 경로는 어느 날 갑자기 창공을 지배하기 시작한 날아다니는 거대한 금속 흉물덩어리들 때문에 끊기고 말았다.
해마다 물고기들이 알을 낳기 위해 상류로 이동하는 길도 강물을가로막은 댐과 다리들 때문에 끊겼다. 수많은 종이 천연 서식지를잃고 멸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