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을 읽다
서현숙 지음 / 사계절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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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레스토랑 예쁘지? 저기가 주제페가 운영하는 시칠리아 식당의 정원이야. 야외 테이블에서 저녁 먹으면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정말 아름다운 곳이야. 나중에 좋아하는사람과 저기에 가게 되면, 내가 소개해서 왔다고 쥬제뻬에게꼭 말해. 아마 더 맛있는 음식을 해줄 거야."
의도를 지닌 이야기였다. 그렇게 짐작되었다. 소년의 마음에 ‘하고 싶은 일‘ 하나 만들어주고 싶은 의도. 하고 싶은 일이있는 사람은 자신을 무작정 방치하지 않는다. 그 일을 이루기위해서 돈을 모으는 공부를 하든, 어떤 노력이건 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길 안의 삶을 살게 된다. 박찬일 작가는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적인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그저 슬쩍, 작은 일 하나 보여주고 "이거 하고 싶지 않니?"라는 말을 가만히 건넨다. 그 일 하고 싶어서 조금이라도 자신을 돌보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 이 마음이 소년들에게 맑은 물로 스미고 있었다.

어른의 역할은 무엇일까. 세상과 삶의 이야기를 어린 영혼들에게 들려주는 것도 어른의 일 중 하나가 아닐까. 몸도 생각도 덜 여문 사람들을 곁에 앉혀놓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
오늘 나는 따뜻한 아름다움을 보았다.

일주일에 한 번, 그것도 잠깐 만나서 인사만 나누는 나를위해 도운이는 방에서 펜을 들고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썼다. 편지를 쓰는 소년의 시간을 떠올렸다. 사람에게 사람은 어떤 의미인가. 아이들과 나는, 그러니까 우리는 누가 누구를 가르치는 관계는 아니게 되었다. 누가 일방적으로 무엇을 베푸는 관계도 아니다. 그것이 어떤 방법이든 얼마만큼이든, 우리는로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요란한 색, 강력한힘은 아닐지언정,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물들이고 있다

도운이가 ‘환대‘라는 말을 정확하게 쓴 것을 보고, 팔뚝에약하게 소름이 끼쳤다. 특정한 말을 공유한다는 것은 말에 붙어서 오는 마음도 함께한다는 뜻이다. 도운이는 환대라는 말을 배웠다. 사람이 사람을 반갑게 맞고 정성껏 대하는 마음을배웠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영혼이라면 아무렇게나 살지않을 것이다. 아무렇게나 살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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