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은 작은 우주와 같았다. 다양한 손님들을 상대하면서 매일같이생겨나는 소소한 에피소드들, 때론 가슴이 미어지도록 아픈 이야기들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서점 안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은 나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 세상 어느 직장에서도 이런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순 없을것 같았다. 나에겐 서점이 일터가 아니라 삶 자체였다. 난 이런 에피소드들을 서점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독자분들과 공유하며 함께 웃고 즐기기도 했다.
서점에서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 있다. 오픈 한 시간 전, 캄캄한 서점 안에 홀로 있는 시간이다. 간밤에 그윽하게 토해낸 책 내음, 심연과도 같은 적막함, 흐트러진 책들을 보고 있노라면 삶과 죽음과 존재를 초월하는 압도적인 무언가가 아우르는 느낌이었다. 다른 어떤 것도 침범할 수 없는 나와 책, 둘 만의 시간, 베인 마음을 다듬는 시간,
내 몸에 축복을 축적하는 시간…. 이 시간만큼은 내가 세상에서 제일행복한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내게 서점은 치유와 위로의 장소였다. 이런 내가 서점을 그만둔다.
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내린 결정에 후회는 하지않았다.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서점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이미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