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안에 이런 것이 있을 리 없다고 부정하다가 또 들여다보고 자책하기를 반복했다. 돌이켜보니 몸은 내게 아프다고 돌봐달라고 여러차례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그저 정신적 즐거움에만 몰두한 채 육체적 고통을 무시했다. 그리고 그 대가는 너무도 가혹하게돌아왔다. 왜 이렇게 내 삶은 다사다난한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그것은 아마 내가 스스로를 너무 믿었고 그 믿음이 지나쳐 오만했기문일 것이다. 난 고작 몇 센티미터의 세포덩어리도 이겨내지 못 하는나약한 인간일 뿐인데, 내가 세상의 정답이라도 되는 것처럼 스스로판단하고 건방지게 행동했었다.
더 낮아져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남들의 말과 몸이 하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나 혼자 사는 인생이 아니라 남편과 가족, 지인, 세상의 모든 생명과 함께 사는 인생임을 기억하며 살자고 다짐했다. 이제는 내 몸을, 내 자신을 더 소중히 아끼고 살아야 한다.
모든 것에는 이중적인 단면이 존재한다.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일을 기꺼이 즐겁게 하면 좋겠지만, 대부분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일을 선택하고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몇 년을 노력했지만 그 일을 할 수조차 없는 사람이 있는 반면, 좋아하는 일을 생각해볼 겨를도 없이 생존을 위해 이른 새벽길을 나서야 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 중 누가 옳고 그르다고 재단할 수는 없다. 삶의 모양이 어떠하든 우리는 이 땅에서 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가치 있기 때문이다.
슬픔, 고됨, 기쁨, 행복, 그 어떤 감정이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든지간에 이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가끔은 먹구름이 껴 슬픔이 주된 감정선을 이루고 있더라도, 이것 역시 내 삶이고 이 속에서도 마음의 새싹은 자라나 언젠간 꽃을 피울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