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한가운데로 나아갔다. 죽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던 자신이 물속에서 살아나려고 발버둥치는 것에 스스로 놀랐다. 저녁에 집에 돌아가면 지쳐서 온몸이 놀싹(노곤)했다. 오랜만에 수면제 없이도 잠들게 되었다. 물질하는 동안에는 온갖 잡념이, 자신을 괴롭히던나쁜 생각이 다 지워졌다. 장사 욕심을 내려놓으니 그동안 자신을 해코지했던 사람들, 꿈속에서도 미워했던 이웃들이 다 용서되고 마음이 절로 편해졌다.

"물질하는 날에는 오늘은 뭘 잡게 될까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서요. 세상에 그 어떤 직업이 매일매일 기대를 갖고 하루를 시작할수 있게 만들까 싶어요. 나갈 때마다 바다는 늘 상태가 다르고, 잡히는 물건도 다르지요. 늘 똑같은 날이 없는 해녀라는 직업이 나는정말 좋아요."

나이든 해녀 삼촌들은 자신의 직업을 ‘저승에서 벌어 이승에서 쓰는 고달픈 직업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젊은 해녀 김재연은 하루의 출발이 늘 설레는 직업‘이라고 말한다. 둘 다 맞는 말이다. 어느 쪽에방점을 찍느냐가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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