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의자를 치우지 않는 건
그가 다시 돌아오리라고 믿어서가 아니다.
그건 어느 한 사람만이 앉아주기를 원하는
빈 의자의 권리를 지켜주고 싶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내가 아니라
물건이 더 아프게 그를 기억한다.
그래서 우리도 멈추어버린 사랑을
쉽게 추월할 수 없는지 모른다.



살 만해지면 너무 조금 남아 있는 것.

흔적

지울수록 더 또렷해지는 것.

착각

방 안이 자꾸만 어두워진다.
촉수가 더 높은 전구로 전등을 바꾼다.
방 안은 거짓말처럼 밝아진다.

위로

그는 내게 위로를 받고 싶어 한다.
나도 무슨 위로를 해주어야 하는지 벌써 알고 있다.
위로를 주고 위로를 받으면서 우리는 음모한다.
진실은 더 이상 돌아보지 말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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