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에 반복되는 장면들이 있다. 대문을 지키는 강아지 한마리. 감나무집. 화분이 가득한 꽃집. 문을 여는 정육점, 과일가게 좌판에 놓인 색색의 과일과 채소, 건축사사무소 입구에 곤히자고 있는 개 두 마리. 커피를 내리는 사람이 휴대폰을 보고 있다.
모두 자기만의 일상을 지키고 유지해나가고 있다. 가끔은 이 반복적인 장면들이 나의 하루를 이루는 퍼즐 조각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같이 그 자리에서 내 일상을 완성시켜주는 모습들에 감사하다.

익숙해지면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들이 많다. 반복되는 풍경에 적응해 주변을 살피지 않게 되고 갈수록 무감각해진다. 그렇게 잊어버리고, 잃어버리는 것들이 얼마나 많을지생각하면 무섭다. 자주 다니는 골목을 걸을 때면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지고, 시선은 점점 손에 든 작은 화면으로 향한다. 가까이 있어 늘 그곳에 존재한다는 걸 알기 때문인지 집 근처는 더더욱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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