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런 이야기에서 미미하게나마 우리를 둘러싼관계망을 감지한다. 조금이나마 우리가 어떻게 연결되었는지를 알게 되고, 그 안에서 나의 삶도 보이고, 타인의 삶도보이고, 동물의 삶도 볼 수 있게 된다. "인간과 고릴라, 말과다이커영양과 돼지, 원숭이와 침팬지와 박쥐와 바이러스…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것은 상징적인 말이 아니다. 빈곤의문제가 인수공통감염병에도 영향을 미쳤고 그 빈곤이 식탁에 오르는 음식 때문이라면 슈퍼에서 음식을 한번 고를 때마다 머릿속이 꽤 복잡할 것이다. 도리가 없다. 먼저 알게된 사람들부터 음식을 고를 때마다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것이다. 프로스퍼 발로처럼 손에 든 것을 오래도록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인수공통감염병이든 기후위기는 알면 알수록 일상의 선택 하나하나에 찜찜함과 불편함이 깃든다. 그러나 전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하던 일이 마음 불편해지는일이 되는 것에 희망이 있다.

뭔가를 불편하게 여기느냐 아니냐, 그것을 감수하느냐 마느냐, 전과는 다른 선택을 하느냐 마느냐가 우리의 행과 불행을 가르는 갈림길이 될 것이다. 아마존을 탐사했던 영국 작가 제이 그리피스의 말에 따르면 정글에서는 길을 잃기가 너무나 쉬운데 그것은 길이금방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글에선 길을 반복해서 걷는 것이 사랑의 행위가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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