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가 들어 있으니 조심하세요.‘
아래엔 깨진 컵의 모양이 간단히 그려져 있었지. 우리는 같이 재활용쓰레기 버리는 곳에 그 봉투를 두고 왔어.
네가 붙인 경고문이 잘 보이도록 놓았어. 나도 너처럼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지만 그런 건 해본 적이 없었어.
너를 보며 생각했어. 윤리란 나의 다음을 상상하는 능력일지도 모르겠다고. 내가 버린 봉투를 야간 청소 노동자 분이 무심코 집어 들다가 조금이라도 다칠 가능성. 깨진 유리 조각이 내 손을 떠난 뒤에 벌어질 미래. 그 전까지는 제대로 상상해본 적 없어. 너는 그 미래를 어떻게 상상할 수 있었을까. 비슷하게 다쳐본 적이 있는 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