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도시에서는 이제 그 누구도 고양된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단조로운 감정만 느꼈다. "이제 끝날 때도 됐는데." - 알베르 카뮈, 『페스트』 -
분명히 말하건대 이런 질병들이 번갈아 계속 찾아오는 현상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각각의 질병은 저절로생긴 것이 아니다. 우리가 저지른 일들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일 뿐이다. 질병들은 우리가 사는 행성에서 진행 중인 두가지 위험이 한 점에서 만난 결과 생겨났다. 첫 번째 위험은 생태학적인 것이고, 두 번째는 의학적인 것이다. 데이비드 콰먼,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우리 시민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못한 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잊고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자기들에게는 여전히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생각은 재앙이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있었다. 그들은 계속 사업을 했고, 여행 준비를 했고, 제각기 의견을 갖고 있었다. 미래와 여행, 토론을 금지하는 페스트를 그들이 어떻게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그들은 자유롭다고 믿었지만, 재앙이 존재하는 한 그 누구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알베르 카뮈, 『페스트
새로운 상황은새로운 사랑 이야기를 필요로 한다. 서로 어떻게든 접촉을 피하고 황급히 멀찍이 떨어져야 할 판에 사랑이라니… 나는 속으로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백만 명이 넘게사망한 이 디스토피아 시대에 죽지 않고 살고 싶어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 시대에 삶을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미 지치고 진이빠진 우리가 다시 삶을 사랑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천지 사방에서육체의 온도를 재고 있을 때 나는 영혼의 온도를 생각하고 있었다. 영혼의 온도는 몇 도가 적합할까? 영혼이 섭씨 몇 도일 때 인간은 건강하게 서로 지키고 살리고 사랑하면서 살 수 있을까?
재난은 유족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오고그다음에는 잊힌다. 유족들에게만 재난은 충격으로 그치지않고 삶의 이야기, 목소리가 된다.
제임스 우드의 말마따나 문학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차리게 도와준다. 그 연쇄작용으로 우리는 삶도 더 잘 ‘읽어내게 된다. 우리는 늘 상황을 잘 읽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 순간을 살아내느라 정신이 없다. 의미는 얼마뒤에야 따라온다. 지금이 바로 그런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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