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머튼의 단상 - 통회하는 한 방관자의 생각
토마스 머튼 지음, 김해경 옮김 / 바오로딸(성바오로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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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들이 분별 있는 사람들을 난폭하게 할 때,
그들이 성숙한 세기를 깡그리 발가벗길 때사랑은 감각적인 어린아이로부터 되살아나야 한다.
- W.H. 오든

온전한 지혜는 바로 이 보이지 않는 감미로운 순간에 스스로의 모습을 가다듬고 나타나려 한다. 인간의 지혜는 성공할 수 없다. 우리는 자제自制하느라 어느 누구의 허락도 청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꺾이지 않는 목적을 가진 인간으로서 아침을 맞이한다. 우리는 시간을 알고 기간을 정한다. 우리는 기간을 정할 수 있고, 우리는 바로 시작부터 우리의 옳음을 입증하는 시계를 가지고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몇 시인지 알고 있다. 우리는 감춰진 내면의 법칙과 접촉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 날이 되어야 할지를 미리말하려 한다. 그러고 나서 필요하다면 하루가 우리의 필요를 충족하도록 조처를 취하려 한다.

새들은 어둠과 빛 사이, 비존재와 존재 사이의 절대무의 지점외에는 알려줄 수 있는 시간이 없다. 만일 경험이 있다면, 새들이
깨어나는 것을 보고 시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당신의 어리석음이지 새들의 어리석음이 아니다. 만일 당신이 쓸모 있다고생각할지도 모르는 어떤 것, 예를 들어 지금 4시라고 새들이 알려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더욱더 어리석은 것이다.
그들은 잠에서 깨어난다. 먼저 개똥지빠귀, 홍관조, 그리고 내가 모르는 어떤 새들이 깨어난다. 다음에 멧종다리와 굴뚝새가 깨어나고, 마침내 비둘기와 까마귀가 깨어난다.
까마귀가 깨어나는 모습은 사람이 깨어날 때와 가장 흡사하다.
불평이 많고 시끄럽고 품위가 없다.

여기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비밀이 하나 있다. 그것은 낙원이주위의 도처에 있는데도 우리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낙원은 활짝 열려 있다. 불 칼은 제거되어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모른다. 우리 중 ‘한 사람은 자기의 밭으로, 또 다른 사람은 자기가 사놓은 것을 보러 간다. 불이 켜져 있다. 시계는 똑딱똑딱 가고 있다. 자동 온도조절장치는 작동하고 있다. 조리용 레인지는 요리를하고 있다. 전기면도기는 라디오 수신기에 잡음을 더해 주고 있다.
"지혜."라고 여명의 부제副祭가 외친다. 그러나 우리는 마음을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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