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특히 유럽의 금속공예는 생활과 함께 존재하는데 한국의금속공예는 현실과의 괴리가 너무나도 크지요. 예를 들어 유럽에서촛대를 만들면 작품으로 인식할 뿐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사용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저 장식품에 불과해요. 유럽에서는 지금도저녁을 먹을 때 촛대를 사용하는 그들만의 문화가 있으니 괴리가 없는거죠. 그때 깨우친 것 중 하나는, 공예가 생활 속에 있어야 하는 건데우리에게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이었어요. 또 금속공예를하다 보면 만드는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나오는데, 그걸 중화시키지않고 그냥 버리기도 합니다. 그런 게 너무 싫었어요. 나중에는 내가 왜쓰지도 못하는 걸 만들어야 되나 하는 회의가 많이 들었죠.

김신저는 ‘필연‘이라는 말보다 ‘우연‘이라는 말을 더 좋아하는데요.
어떤 직업을 갖게 될 때 필연적이라기보다 우연적인 경우도 꽤 많을것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그것을 필연이라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지요.
지금의 내가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라고 해석하는 건 나의 의지를 가볍게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누구나 무한한 가능성을 지녔다고 보는태도에 더 가깝지 않을까요. 내가 어떤 사람이 되려고 태어난 게 아니라세상에 우연히 던져진 만큼, 나는 어떤 사람도 될 수 있다, 이런 태도를갖고 의지를 발휘해 자신의 재능을 펼친다면 ....

저도 그런 고민을 계속 하고 있는데, 고정관념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없어요. 그렇다고 그걸 따라가면 신선하지가 않아요. 그래서 광고는대중보다 한 발 앞서가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두 발을 앞서가면고정관념이나 상식에서 너무 떨어져 있기 때문에 공감을 불러일으키지못하고, 보조를 맞춰가면 신선하지가 않은 거지요. 그러니까 그 시대의고정관념과 상식, 통념을 쭉 공부를 하고요. 그다음에 판단을 하는겁니다. 따라갈 것인지, 한번 뒤집을 것인지, 뒤집으면 사람들이 열광할것인지, 못 알아들을 것인지, 이런 것들은 건건이 다 따져봐야 해요.

광고 메시지가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끌고 갈 수있다고 믿고 카피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차이는 인정한다. 차별에도전한다." 이것도 제가 쓴 카피예요. 남녀 문제입니다. 남녀 문제를등장시켜서 광고를 만들어도 육군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여생도를 모델로 삼아서 남녀 간의 차이는 있지만 그게 차별이 되지않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질 수도 있고요.

미국의 전설적인 디자이너인 레이먼드 로위Raymond Loewy는 마야MAYA이론을 주장했는데요. "Most Advanced Yet Acceptable", 즉 가장앞서가되 대중이 받아들일 정도로 앞서가라는 주장이지요. 정말 얄미울정도로 그는 세상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세상은디자이너의 창의력을 쉽게 받아들일 정도로 그렇게 진보적이지만은않다는 것을 드러내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결국 변화한다는 것을 잊으면안 될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광고와 디자인 분야에서 창의성을발현하면서 혁신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러니까 텔레비전 광고를 만든다거나 인쇄 광고를 만드는 것에만매달리는 게 아니라 ‘이 제품을 어떻게 사람들한테 알리지?‘라는문제에서부터 일을 시작한다는 거지요. 좀 더 종합적인 접근을 할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하는 일들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옛날에는이 제품을 텔레비전에 ‘어떻게 보여주면 좋을까? 언제 보여주면좋을까? 얼마를 쓰면 좋을까?‘를 고민했다면, 지금은 ‘이 제품을텔레비전에서 보여주는 게 맞나? TV가 아니면 뭘 해야 하나?‘ 이런식으로 종합적인 솔루션을 찾아내려고 하는 거지요. 그러니까 이제 4대매체 중심의 역량을 다양한 분야로 분산시켜야 하는 상황이 되어서,
변화에 발맞춰 가기 힘든 업종 중 하나가 광고일 거예요.

"브로드캐스팅의 시대에서 내로우캐스팅의 시대로바뀌어서, 더 이상 ‘브로드 하지 않아요. 유튜브 채널이다 방송이잖아요. 이런 개인 미디어가 너무나 많아지니까전선이 없어진 거지요. ‘군중‘이라는 말도 없어지고 ‘분중‘이 되어버린 거라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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