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정신과 의사는발굴 현장의 고고학자처럼 사람의 마음속을 아주 조심스럽게 파헤친다. 그렇게 찾아낸, 마치 유물처럼 잊힌 채 묻혀 있던 기억과 감정은 그의 현재를 이해하는 결정적 단서가 된다. 의식하지못하는 사이에 이런 공통점이 내 마음을 끌었는지도 모른다.

무의식 속 공간으로 다 밀어 넣은 것이다. 아예 의식하지 못하도록, ‘억압‘의 방어기제다. 이유는 모르지만 깊숙이 숨겨놓았던 그기억이 다시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오르는 이 과정에서, 그의 마음은 평안을 유지하기 위해 한 가지 기술을 추가로 사용했다. 바로’격리‘다. 과거에 있었던 사건은 기억하지만, 그 기억에 수반된감정은 따로 분리시켜 무의식 속으로 다시 밀어 넣은 것이다. 내게 과거의 상처들을 이야기한 것은, 이제는 더 이상 누르기만 할것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해결해야 할 때라고 그의 무의식이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그의 무의식 속에 숨어 있는 감정들을 어떻게든 수면 위로 끌어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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