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세대에게는 메이저와 마이너의 구분이 큰 의미가 없다. Z세대가 10대의 주류가 되고 20대 중반까지 장악한 지금은 소수의 취향도 존중받게 되었다. 대다수는 윤리적 ·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면 세상에 무시당해도 될 취향은 없다고 믿는다. 동창회, 향우회 등 기존의 연결을 기반으로 한 ‘끈끈한‘ 모임이 아니라 취향을 중심으로 뭉치는 느슨한 연결’을 즐기며, 여기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전화받는 포즈를 취했을 때, 주먹을 쥔 상태에서 엄지와 새끼손가락만 펴 옛 전화기 모양을 만들어 귀에 갖다 댄다면 최소 1990년대 초반 이전에 출생한 사람이라고 추정할수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자인 Z세대는 전화받는 시늉을 할 때 손바닥을 다 펴거나 스마트폰을 살짝 쥔 듯한 모양을 만들어 귀에 갖다 댄다. 수화기가 있는 형태의 전화기를제대로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전화기란 항상 선이없고 터치가 되는 직사각형 모양의 기기였다. 그래서 상당수의 Z세대는 스마트폰의 전화 통화 아이콘이 왜 그런 모양새(수화기의 단순화된 모양)를 갖게 됐는지도 잘 모른다. 플로피디스크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오피스 프로그램의 ‘저장‘ 아이콘이 왜 그런 모양인지도 물론 모른다. 아날로그 시대의 기기들을 학습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세대가 Z세대다.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인류)‘로도 불리는 이 모바일 네이티브들은 실제로 3~4개의 다른 디바이스를 동시에다루며 화면을 오가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반면 집중하는 시간은 다소 짧은 편이다. 세대 전문가이자 컨설턴트인 제프 프롬은 저서에서 "밀레니얼은 2개의 화면을 동시에 다루고 12초의 집중력을 가진다. 하지만 2세대는 5개의 화면을동시에 다룰 수 있으며 집중력 지속 시간은 8초 정도 된다"고설명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전기 밀레니얼(1980년대 초중반생)까지는 페이스북을 주로 썼고, 일부는 트위터를 더 많이 사용했다. 후기 밀레니얼(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생)까지는 주로 인스타그램을 많이 썼다(물론 Z세대도 인스타그램을 많이 한다). Z세대의 경우, 스냅챗과 같은 폐쇄적이고 휘발성이강한 미디어를 많이 활용한다(그리고 자주 취향이 바뀐다). 페이스북 자체는 Z세대 사이에서 대세가 아니지만, 페이스북메신저는 많이 사용한다. 페이스북부터 인스타그램, 그리고스냅챗까지 이어지는 ‘대세‘ 소셜 미디어를 보면, 갈수록 폐쇄적인 특성을 지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초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가 ‘페이스북을 폐쇄적인 커뮤니티형서비스로 전환할 생각이 있다"고 언급한 건 다른 여러 이유도 있지만, Z세대부터 페이스북 자체를 소셜 미디어로 적극사용하는 비율이 떨어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정치 경제적으로 동조화된 세계에 살며, 소셜 미디어와유튜브 등의 인터넷·모바일 플랫폼 위에서 함께 놀던 전 세계Z세대에게는 특정 국가의 총리나 대통령도, 글로벌 기업의CEO나 헐리우드 배우, 케이팝 스타도 이방인이나 외국인이아닌 ‘동시대인‘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Z세대가 최초로 ‘지구인 정체성‘을 갖게 된 배경이다. 이들은 기성세대가 가져 왔던 정체성과 다른 정체성을 가진 상태에서 기존의 진보·보수가 각각 추구해 왔던 평등과 자유, 분배와 성장의 이분법에 매몰되지 않고 ‘기회의 공정성‘과 가치 추구의 ‘진정성‘을 중심에 놓고 사고하는 경향이 있다.
BTS 팬 사이에서 특히 활성화돼 있는리액션 비디오는 유명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나 공연 영상이업로드되면 팬들이 그 영상을 보면서 놀라고 감탄하고 즐거워하는 자신의 반응을 담아 올리는 영상이다. BTS의 경우 각국의 팬들은 그런 영상을 보고 각자 자신의 나라 언어로 자막을 달아 유튜브에 공유하기도 하고, 리액션 비디오만 모아서다시 편집해 영상을 올리기도 한다. 이건 그들에게 귀찮거나억지로 해야 하는 힘든 작업이 아니라 즐거운 놀이다. 이런 점에서 BTS는 단순한 가수가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미디어이자 놀이 공간, 즉 플랫폼이 된다. 이것이 바로 완전히 연결된 세상에서 지구인으로서 살아가는 Z세대의 놀이 방식이다. 이들은 BTS의 뮤직비디오 장면에 숨은 의미를 공부하기 위해 BTS가 영향을 받은 철학 책을 읽기도 하고, 원어의 느낌을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한국어를 공부하기도 한다. ‘문화와 언어의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즐기는 세대가 아니라면 쉽지 않았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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