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땐 우리가 함께 걸어온 길을 돌아봐"라고 쓰인 한글 배너가 여기저기 보인다. 이들은 다른 누구도 아닌 스스로를 위해 여기 모여서, 그들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동아시아 출신 20대 청년들의 일거수일투족에 환호하며 눈물 흘린다. 이 아름다운 청년들은때로는 황홀한 유혹으로, 때로는 뜨거운 연대로, 때로는 종교적으로까지 느껴지는 ‘스스로를 사랑해야 한다는 진리의 발견을 노래하고 찬양한다.

BTS 현상은 전 세계에 미국과 유럽이 유행시킨 톱다운식의 대중문화와 다른, 세계화가 만들어낸 혼종적 문화이자 지배적 음악유통 환경에 역행하는 흐름이다. 따라서 BTS 현상을 연구한다는것은 먼저 SNS와 유튜브를 활용한 대중문화의 형성과 전파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전통적인 문화 매개자들의 권력이 어떻게 재배치되고, 새로운 문화 생산과 향유의 체계가 어떻게 형성되며, 세대 · 문화 · 인종·젠더의 새로운 규범과 경험이 어떻게 공유되는지에 대한 지식을 생산하는 일이다. BTS의 세계적인 인기는 이러한 세계화 속에서 새로운 문화 생산과 유통의 현실을 관찰할 수 있는 특별하고도 정당한 사례다. 마치 유유히 흐르는 강물의 한가운데 우뚝 솟아오른 바윗덩어리에 가해지는 힘을통해 유속과 수질과 흐름을 관찰할 수 있는 것처럼.

LA 거리에서 콘서트 홍보지를 돌리고 아메리칸 허슬 라이프"를 배웠으며, 점점 더 많은 관객을 만나러 지구를 여러 번 도는 투어를 해냈다. 무엇보다 그들은 아무도 다른 방향을 택하지않고 함께 길을 걸으며 조화로운 하나의 그룹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그들의 관계는 갈수록 돈독해지고 서로가 좋은 영향을 미치며 배워가는 방향으로 발전해갔다. 여전히 그들은 이 여정의의미에 대해 고민하는 듯하지만, 그래도 자신들이 길 위에서 성장했고 어디로 나아가는지는 확신하게 된 듯하다. 《WINGS》 앨범의 대대적인 성공으로 날개를 달게 된 BTS는 이제 그들이 걷고 있는 길의 신화성을 인식하고 있다. "이카루스의 날개를 달고" 태양으로도 바다로도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안 되는 비행을해야 하는 BTS, 또는 자기 안에 있는 원형적인 인격(pers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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