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지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다. 인터넷의 발전은 이런 현상에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정치적 자아에 눈을 뜨고 자신의 생각과 믿음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분명 민주주의의 발아發芽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귀한 토양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하나를 더 요구한다. 내가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도 아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 생각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나와 다르게 살아갈 수 있는 타인의 권리를 존중해주어야 한다. 이런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어쩌면 저렇게 확신이 넘칠 수 있을까’ 의아하다 못해 경이롭기까지 할 정도다. 사회가 어지럽다보니 독선에 빠진 사람들을 나무라는 글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런 글조차 대개는 아집과 주관 사이를 맴돌고 있는 것 같다. 독선이 독선을 탓하는 상황에서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 그토록 염원하던 민주주의의 시대를 살면서도 모두가 불만스러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니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과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 대한 향수가 교차되는 현실을 가볍게 여길 수 없다. 《자유론》은 이 모순율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따라서 이 시대를 사는 한국인이라면 《자유론》에 줄을 그어가며 읽어야 마땅할 것이다.
밀은 ‘사회성’을 아주 높이 평가한다. 그러면서도 사회성의 한 특성인 ‘남과 하나가 되려는 경향’이 자칫하면 현대 사회의 어두운 측면, 즉 ‘몰개성의 시대’로 변질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둘째, 자기 확신의 과잉이 그런 비극의 또 다른 뿌리가 된다. 인간은 운명적으로 유한한 존재이다. 자신의 생각이 ‘절대 옳다’고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내 생각이 잘못될 수 있음을 인정한다면 남의 생각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