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 THE REVIEW - 방탄소년단을 리뷰하다
김영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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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다. ‘성공‘ 그 자체를 뻐기기보다 성공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되묻는 모습에서, 나이에 비해 성숙한 MC로서의 어른스러움도 엿볼 수 있다. 자신을 향한 공격에는 여지없이 날을 세우면서도 연약하고 부족한 자아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인정하는모습 역시 그의 음악이 가진 특징이다. 그룹의 음악에서 멤버란 늘 특정한 이미지나 파트로 기억되기 십상이다. 슈가에게도예외는 아니었을 것이다. BTS의 숨은 실력자이자 음악적 중추인 슈가는 가장 거칠고 솔직하고 진실한 형태로, 그가 뚜렷한음악적 자아를 가진 뮤지션임을 앨범을 통해 증명해낸다.

BTS의 가장 큰 매력은, 대체 불가능한 본인들만의 다양한캐릭터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랩과 보컬 모두 멤버 개개인의 특징이 살아 있고, 앨범에 그들이 직접 자신들을 녹여내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들의 음악을 더유니크하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 싶다. 또 끈끈한 팀워크와끊임없는 연습을 빼놓을 수 없겠다.

그들과 작업했던 이들 모두가 BTS의 끈끈한 팀워크와 열정을 언급한다. 또한 가공되지 않은 듯한 날것의 개성과 인간적인 매력도 무시할 수 없다.
앨범 작업 기간은 ‘비활동기‘라 비교적 덜 바쁘고 여유로울수 있는데, 멤버들이 명절이나 연휴에도 거의 매일 연습실과 스튜디오에 출근해서 작업 혹은 연습을 하는 모습에 큰감명을 받았다. 사실 내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먼저 다가가거나 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멤버들이 먼저 다가와서 말도 걸어주고 스튜디오에서 따뜻하게 맞아주는 모습에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기도 했다

어떤 팀이 멤버 각자를 캐릭터화해서 지속적으로 집합적 서사를 써나가는 사례를 여태 본 적이 없습니다. 게다가 팬들의 삶과는 동떨어진 무대 위 스타의 삶을 재료로 가공하여일방적으로 공급하는 서사가 아니라, 동시대 청년들의 보편적 감정이입을 이끌어내어 그들이 자신의 처지를 투사할수 있는 스크린으로서의 서사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이 서사에서 창작자와 수용자는 한 몸인 것처럼 보입니다.

LOVE YOURSELF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한 노래 ‘IDOL‘
에서 다음의 구절이 눈에 띄었습니다. "내 속 안에 몇십 몇백 명의 내가 있어. 오늘 또 다른 날 맞이해. 어차피 전부 다나이기에. 고민보다는 걍(그냥) 달리네." 이 구절을 보고 즉각적으로 떠오른 것은 일본의 소설가 히라노 게이치로가《나란 무엇인가》(2012)에서 제창한 분인주의分人主義‘ 였습니다.
책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한 명의 인간은 나눌 수 없는 individual‘ 존재가 아니라 복수로 나눌 수 있는 dividual‘ 존재다. 해석하자면, 내 안에 여러 개의 나가 있다는 것인데, 특정 타인과 관계를 맺으면 그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하는 특정한 ‘나‘가 탄생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IDOL‘은 BTS가 데뷔 초부터 품어왔던 문제의식에대한 궁극적인(물론 현재로서는 말이죠) 결론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들은 힙합 아이돌이라는 모순적인 존재였고, 그 모순은 그들에게 취약한 동시에 또 가장 치명적인 부분이기도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이를 자기혐오가 아닌 자기 긍정의메시지로 바꿔냅니다. ‘아티스트‘와 ‘아이돌‘ 중에서 둘 중하나를 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둘 다 자신일 수 있음을 긍정하고, 나아가서는 그 둘이건 뭐건 간에 나였기 때문에 자유롭다고 말하죠.

BTS는 당신이 누구이든 있는 그대로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고 말한다는 점에서, 확실히 그 성격이 다르다는 비교론을본 적이 있는데, 동의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BTS 만트라mantra" (당신 자신을 사랑하라)‘를 두고 값싼 ‘셀프 위로‘ 유행의 변종일 뿐이라고 비판하기 전에, 그것이 세계의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겸허히 확인할 일입니다. 그 만트라가 우리 시대의 청(소)년들을 자기혐오에서 끌어내고그들의 영혼을 그야말로 ‘방탄‘된 영혼으로 만들 수 있다면얼마나 다행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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