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들 사이에 작은 샘이 있고, 그 샘은 마르지 않죠. 이 철없지만집요한 낙관주의는 제 행복의 원천이기도 해요.
행복의 원천이 되는 마르지 않는 작은 샘은 무엇보다 ‘추억‘이라고생각합니다. 추억이 서로의 행복을 축복하게 해주는 힘이 되고 있는 〈쉘부르의 우산>의 마지막 장면 역시 바르다의 말에 공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돌고 도는 문화적 복고 취향을 소비하는 것만이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추억에서 오늘, 여기의 행복을 위한 샘물을 길어오는 지혜를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궁정에 둥지를 짓고 살 수 없어요. 하지만 제가 오고 싶을 때와도 좋다고 허락해 주세요. 그러면 저녁에 저기 창 밖에 있는 가지 위로 날아와 폐하를 위해 노래하겠어요. 폐하께서 행복하고 즐거워 하시도록 말예요. 저는 행복한 사람들과 고통 받는 사람들에대해 노래할 거예요. 폐하 주변에 감춰져 있는 좋고 나쁜 일들에대해서도 노래하겠어요. 저는 여기서 아주 먼 가난한 어부와 농부의 집으로도 날아간답니다. 그 사람들 이야기를 노래로 불러 드릴게요. 저는 폐하의 왕관보다 폐하의 가슴을 더 사랑한답니다.
__ P.240-241 《안데르센 동화전집》(윤후남 옮김, 현대지성, 2016)

가장 날렵한 것들은 가장 부드럽다. 새는 생기 있다.
새는 부드럽기 때문이다.
돌은 무겁기에 무력하다. 돌은 그 본성에 의해 추락하기 마련이다. 그 무거움이 약점이기 때문이다. 새는 자신의 본성에 따라 상승한다. 새의 연약함이 곧 힘이기 때문이다.
완벽한힘에는 공중에 떠있도록 하는 일종의, 경쾌함과 가벼움이 있다.
- G.K. Chesterton, Orthodoxy, in: The Collected Works vol.1,

무거움은 세속적 힘이자 종교적 완고함과 지위에 따른 진지함을상징하며, 가벼움은 약함과 부드러움과 겸손함을 담고 있는 상태입니다. 무거움은 강하고 위대해 보이나 오만하고 허무하여 생명을 잃고 추락하기 쉽습니다. 가벼움은 자신의 부족함을 통해 상승하게 하며 이는 진정한 생명력의 표시입니다. 성인들이란 거창한 인물이기이전에 이러한 ‘역설‘을 보여주는 사람들입니다.
종교 차원을 떠나서도 우리 인생에서 자신을 너무 무겁게 생각하는 대신 ‘가볍게 할 수 있는 삶의 지혜는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새를 관찰하며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을 최근에 번역 출간된 조류학자이자 기자이며 환경 운동가들인 필리프 J. 뒤부아와 엘리즈 루소의 에세이 《새들에 관한 짧은 철학》(맹슬기 옮김, 다른, 2019)을 읽으며 생각하게 됩니다.

삶의 크고 작은 순간순간 속에서 재생의 시간을 (일시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며, 무력함을 견뎌야 하는), 일식의 시간을 받아들이자. 그러면 우리에게 있던 근원의 힘과 아름다움을 되찾을 것이다. 새처럼 한없이 가벼워질 것이다.
P.21 《새들에 관한 짧은 철학》

이러한 시대를 극복하는 것은 매우 커다란 과제이고 도전입니다. 역설적이게도 그러한 도전에 응답하는 첫 발은 거창한 일을 해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내면을 두드리는 작고 여린 ‘인간다움‘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연민의 마음을 가질 줄 알고, 타인에게 따뜻하고 호의를 가지고 대하며, 이웃의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할 수 있고, 나에게 주어진 인생의 작은 기쁨에도감사할 수 있는 삶의 태도를 회복할 때입니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작은 새가 지저귀는 노래‘를 들을 수 있는 마음입니다. 큰 변화가필요한 시기에 우리들은 어느 때보다 섬세하게 작고 여린 사람들의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귀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기 자신을가만히 돌아보고 돌보며 거친 분노와 정체 모를 불안과, 성찰이 결여된 인정 욕구가 내는 소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묻혀있던 내면의갈망이 속삭이는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벌새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새다. 이 작은 새는 꿀을 찾아 아주 멀리까지 날아가는데 그 모습이 은희의 여정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은희는 아주 작은 여자아이 이지만, 사랑받기 위해서 또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해서 많은 곳을 날아다닌다. 그리고 동물들이가진 상징에 대한 책을 찾아보았을 때 벌새에는 희망, 회복, 사랑같은 좋은 상징들만 있었다. 그래서 영화에 붙이기에도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P.253 《벌새》(김보라 쓰고 엮음, 아르테, 2019)

벌새가 노래하는 것을 들으시오
새의 날개는 눈에 보이지 않으니.
벌새의 노래를 들으시오
나를 들으려 하기 전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