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소가 관광지가 됨으로써 그 장소가 보존되는 경우도 있지만, 관광객들이 의도치 않게 활성화하는 산업으로 인해 현지 문화가 망가지는 경우가 훨씬 많다. 문화라는 것은 개선되고 변화하게 마련인데, 관광객은 과거의 모습 그대로를 보고 싶어 한다. 그런 맥락에서 관광지의 궁극적 형태는 버지니아의 콜로니얼 윌리엄스버그 또는 티론 카운티 오마의 아일랜드계 미국인 민속촌이다.
있었던 그대로의 과거가 이런 데서 어느 정도까지 되살려졌는지는잘 알 수 없지만, 현재가 패배했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런 관광시설들은 전통이 본래의 목적과 분리된 뒤에도 계속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제기한다. 예컨대 세계시장을위해서 짜는 아란 스웨터는 아란 주민이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나가는 가족을 위해서 짜는 아란 스웨터와는 다르잖은가. 겉모양은 똑같지만, 전자는 시장경제의 한 부분이고 후자는 생계경제의 한 부분이다. 생계용이라는 것과 손으로 만들었다는 것이진정성이라는 미학적 가치가 된 것이다. 관광산업이 현지의 문화와 역사를 관광객의 입맛에 맞도록 각색해서 공연하는 연극이라면, 이미 거대하고 점점 더 거대해지는 관광산업은 전 세계를 일련의 연극 무대로 바꾸어놓을 위험이 있다. 관광객의 손은미다스의 손과 정반대라서, 관광객이 찾아다니는 것은 진정성과 이질성이지만, 관광객의 손이 닿은 것은 진정성을 잃고 동질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