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아렌트가 강조한 것은 전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그녀는 아이히만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와 다름이 없었다고 기록합니다. 그래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는 ‘악의 평범성banality에 대한 보고서’라는 부제가 달린 것이지요. 그렇다면 도대체 유대인 학살이라는 전대미문의 범죄 혹은 악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발생했던 것일까요? 아렌트는 바로 이 점에 관해 숙고에 숙고를 거듭했던 것입니다. 최종적으로 그녀는 다음과 같이 아이히만이 저지른 범죄의 원인을 분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