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인터뷰에서 리프킨은 기후변화로 지구의 물순환이 바뀌고 생태계 교란이 일어나면서 인간의 문명이 빈번한 재앙을 맞을것이라 경고했다. 반다나 시바 역시 2017년 인터뷰에서 지구 생물의 3분의 1이 사라진 오늘, 인간은 지구의 몸살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권력에 상관없이 평등한 고통을 경험하는 지독한 시간을 겪을수 있음을 알렸다. 리프킨은 코로나 19를 가리켜 기후변화로 서식지가 파괴된 모든 생물이 대대적인 이주를 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반다나 시바 또한 지난 30년 동안 300여 개의 감염병이 숲에서나왔다는 거부할 수 없는 과학적 진실을 지적했다. 생태계 파괴가부른 인간 문명의 위기다. 바로 개발과 이윤으로 치닫는 경제 질서가 초래한 위기이며, 이 질서를 뒷받침하는 화석연료 문명의 부작용인 것이다.
코로나 19 위기는 경제를 폭풍처럼 뒤흔들어 놓았다. 새로운 경제질서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전면에 부상했다. 지난 10년 동안 유럽과 중국의 중앙정부를 비롯해 한국을 포함한 세계 곳곳의 시민사회와 지방정부에서 구체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은 그린 뉴딜을 우리의 정책 논의 테이블 위로 올려야했다.

제러미 리프킨과 인터뷰를 했던 또 다른 이유였고, 그는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산업 인프라를 재편하는 그린 뉴딜과 3차 산업혁명을 역설했다. 그에 따르면 화석연료에 기반해 수직적으로 통합된 글로벌 기업은 시효를 다했다. 3차산업혁명은 "수백만의 중소기업과 지역공동체에서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즉지역 중심 세계화로 우리를 이끌 것이다.
식량 위기까지 가늠해보고자 인터뷰를 요청했던 농업 경제학자원톄쥔 역시 세계화된 경제가 지역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 내다보았다. 다만 그의 지역 중심 세계화는 리프킨과 달리 더 큰 지역 통합으로 같은 대륙 안에서 자본과 노동, 자원이 하나의 생산 체계를 이루는 형태다. 북아메리카, 유럽, 아시아가 세계경제의 축이 되는 삼각형 경제 구조로 전환될 것이라고 했다. 이런 탈세계화 움직임 속에서 반다나 시바는 모든 이들의 안녕을 확보하는 정치 개념으로지구 민주주의를 제시했다. 이는 모든 생명이 살아갈 권리를 확보하고 공동체 스스로 결정함으로써 자연과의 연결성을 회복하는 생태중심 정치 체제다.

그렇다면 당장 한국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의 문제를중심에 두고 외부에서 밀려드는 압력을 보고자 했다. 장하준은 같은압박 속에서도 복지가 잘된 나라의 고통의 총량이 그렇지 않은 나라의 그것과 다르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수많은 묵은 의제들이 정책테이블 위에 오른 지금이야말로 불평등이 ‘노멀’이 되어버린 사회를 치료할 기회임을 강조했다. 우리는 코로나 19를 겪으며 이 사회를 돌아가게 만드는 핵심 인력의 존재를 인식했다. 장하준은 대부분이 저임금인 이들의 노동을 재평가하는 데서부터 시작해 성장의 과실을 고루 나누는 재정과 분배 정책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부족한 사회 안전망과 계급의 세습, 높은 자살률과 낮은 출생률 등 한국사회가 봉착한 문제를 거론하며 코로나 이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지역사회 속으로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을때, 위태로운 공공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개인의 자유는 외면해도 괜찮은 사안으로 다뤄졌다. 자유와 안전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물리적 위협으로까지 나타난 혐오의 실체도 반드시 드러낼 필요가 있었다. 법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을 찾은 이유다.
그는 "모두가 인간으로서 품격을 누리는 삶의 기본을 보장받는다면, 세상의 두려움은 줄어들 것"이고, "두려움이 줄면 혐오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우리는 두려움에 사로잡힐 때, 손쉽게 탓할 대상을사냥한다. 누스바움은 사회가 개인을 보살필 것을 요청했다.
공중 보건 전문가인 케이트 피킷 역시 사회 안전망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지금 코로나 19에 대해 밝혀진 단 하나의 진실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취약하다는 점, 사회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앓는 질환이 코로나 바이러스 치사율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그는 병원은 오직 치료를 하는 곳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공공의건강을 위해서는 경제 사회적 불평등을 줄여나가는 최선의 방역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19 위기는 우리 시대의 결정적인 순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 위기는 모든 순간을 낚아채어 결정적으로 만듭니다. 역사는 가속도가 붙어 질주합니다. 오래된 규칙은 산산조각 나고, 새로운 규칙은 아직 쓰이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 19 이후의세상이 어떠할 것인지 예측하기란 불가능해졌습니다. 확실성은 바닥을 쳤고, 선택의 자유는 최고치에 도달했습니다. 한 달 전만 해도완전히 비현실적으로 보였던 일들이 갑자기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수십억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대미문의 사회적 실험을강요받고 있으며, 날것의 제안들이 권력의 회랑 안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근무하는 대학교에서는 몇 개의 온라인 과정을개설하는 안건을 두고 수년 간 토론해왔습니다. 하지만 많은 문제점과 반대에 부딪혀 이를 실행하지 못했습니다. 열흘 전 이스라엘 정부는 모든 대학 캠퍼스를 폐쇄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단 일주일만에 우리 학교는 모든 과목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어제 저는 수업 세 개를 온라인으로 진행했고, 꽤 잘 운영되었습니다. 이 위기가 지나가고 저는 우리 대학이 보름 전 상태로 돌아가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 실험들 가운에 무엇이 성공할 것이며 정확히 어떤 영향력을 만들어낼 것인지에 대해 예측하려 들지 않을 겁니다. 대신 우리가 역사적인 웜홀wormhole(우주 공간에서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연결하는 통로를 의미하는 가상의 개념으로 시공간의 다른 지점을 연결하는 고차원적인 구멍을 뜻한다)에 들어섰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역사의 정상적인 법칙들은 중단되었습니다. 몇 주 전만 해도 불가능했던일이 평범한 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편으로 이는 우리가 더 신중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자칫 폭군들이 민주주의 안에서 권력을 잡고, 그리하여 디스토피아가 도래해 우리를 짓누를 수 있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반드시 스스로에게 꿈을 갖도록 허락해야 합니다. 지금은 한참 전에 이뤄야 했던 개혁을 감행할 수 있는 시간이며, 불의한 구조를 바로잡을 수 있는 시간입니다.
올해 말이면 우리는 새로운 세상 속에서 살 겁니다. 그것이 더 나은세상이기를 희망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