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는 것 속 모든 것이 아름답다. 《일리아스》, 22편,
73) 라고 프리아모스는 부르짖는다. 그리스인이라는 건빛이 하나의 장소임을 이해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빛을 산다. 우리는 빛의 진실 속에 당당히 선다. 내세라는 모호한 공상에 기대지 않고…. 우리는 빛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을 사랑하고, "우리 몫의 삶"을 누리며, . 매일 저녁 석양이 피할 길 없는 밤이 온다는 걸 알려주었기에 겁내지 않고 밤을 기다릴 수 있다.

그리스인은 내세를 기다리지 않는다. 일신교의 계시들이 나타나 그의 눈앞에 약속의 협잡을 휘두를 것이다.
알베르 카뮈는 판도라의 상자 신화를 통념과 반대로받아들였다. 판도라가 상자를 열었고, 모든 불행이 상자에서 빠져나왔다. 희망만 상자 바닥에 남아 있었다.
따라서 희망을 가지려면 숱한 불행을 예상해야 한다!
희망은 현재의 순간에 던지는 욕설이 될 것이다!
그리스인은 다른 것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인간의 삶이 우리에게 주어졌다는 걸 안다. 그러니 주어진 진실 속에 있는 것을 사랑하자. 오늘 우리가갖지 못할 다른 무엇도 찾지 말자. 우리에게 주어진 것에 매달리자. 내일은 존재하지 않기에 노래하지 않는다. 이 만족의 철학은 어쩌면 회피처럼 보일지 모른다.
만물의 현존을 받아들이는 능력은 오히려 희망의 부재속에 있다.

이와 반대로 현대인은 자연과 단절되고, 하나의 메커니즘이 자리를 잡았다. 세상이 타락할수록 종교에 대한 갈증이 더 커지는 것이다. 이 21세기 초에비현실적인 종교들이 소생하고 있고, 미디어들은 그것을 ‘종교성의 복귀‘ 라고 부른다. 인간은 자기 토대를숭배하도록 정당화해주는 천국들을 지어낸다. 형제 인류여, 세상을 약탈하라! 천국이 당신들을 기다린다....

호메로스에게 이것은 생명체들의 구조의 깊은 수직체계를 환기하는 기회다. 호메로스의 세계는 대패로다듬어지지 않았다. 고대의 하늘 아래에서는 모든 것이 동일한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 신들이 있고, 인간들과 짐승들이 있다. 그리고 인간들 사이에도 신의 선한의지에 따라 타고난 재능에 차이가 있다. 이것이 아킬레우스가 프리아모스에게 제시한 비전의 요약이다. 늙은 아버지가 아들 헥토르의 시신을 돌려달라고 간청하러 왔을 때 말이다.

제우스의 궁전 문턱 아래에 항아리가 두 개 묻혀 있는데,
하나에 불길한 선물이, 다른 하나에 복된 선물이 가득 들었습니다.
천둥을 좋아하시는 제우스로부터 두 가지를 섞어 받는 자는
때로는 궂은 일을, 때로는 좋은 일을 만납니다.
하지만 불행만 받는 자는 가련한 신세가 되지요.

《일리아스》, 24편, 527~531

절제의 명령이 그리스 철학에 물을 댄다. 그 명령은이 시의 쟁점들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델포이 신전주랑에는 "지나침이 없어야 한다" 라는 말이 새겨져 있다. 이 말은 ‘지나침은 결코 필요 없다‘ 라는 뜻이 아니다. 세상의 난간 앞에서 멈춰 설 줄 아는 것이 좋다는의미이다. 모든 일탈은 나쁜 상황을 초래할 것이다. 지나치게 반짝이는 모든 것, 폭발이나 무분별한 승리는언젠가 돌아오는 방망이에 얻어맞게 될 것이다. 《일리아스》는 이 힘의 방향전환을 항상 강조한다. 승자는 어느 날 패배하게 될 것이다. 영웅들은 승리한 뒤 도주하게 될 것이다. 아카이아인들은 트로이인들 가까이까지접근했다가 패주할 것이고, 트로이인들은 공격에 성공했다가 후퇴하게 될 것이다. 힘은 평형추다. 이 진영에서 저 진영을 오간다. 어제의 강자들은 다음 노래에서는 약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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