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 운동장에서 다른 아이들과 입씨름을 벌인 적이 있었다. 우리 반 아이들인 그 두 백인 아이는 자기네가 알고 있는 온갖 별명으로 나를 불러댔고 한 번씩 부를 때마다 하나같이 인디언을 모욕하는, 점점 더 독한 별명들로 바뀌는 바람에 그말다툼은 내 완패로 끝나고 말았다. 나는 내가 받은 상처에 버금가는 상처를 안겨줄 만한 혹독한 별명들로 반격하고 싶었지만, 너무심한 충격을 받은 나머지 어떤 별명도 생각해낼 수가 없었다.
그날 밤, 나는 낮에 받은 모욕으로 여전히 가슴이 쓰라린 상태에서 할아버지께 그 사건을 말씀드렸다.
할아버지는 말씀하셨다.
"말이 상처를 안겨줄 수도 있지. 하지만 네가 그렇게 되도록 허용할 때만 그래. 걔네들은 너를 공격하기 위해 고약한 별명들을 총동원했단 말이야. 그런데 네가 그런 별명들이 뜻하는 것들로 변했니?"
"아뇨."
"그런 말들이 날아올그냥 흘려버릴 수도 있는데 너는 걔네들이 한 말들을 잊을 수가 없는 모양이구나. 만일 네가 그 바람이너를 그냥 스치고 지나가게 하는 법을 익히기만 한다면 너를 쓰러뜨릴 수도 있는 그 말들의 힘을 없애버릴 수 있어. 바람 같은 그 말들이 너를 화나게 하고 자존심을 건드리게 하는 일 없이 그냥 지나가게 하면 그것들은 네게 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