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피해 달아나 세상과 인연을 끊는 일은 쉽지만, 세상에 관심을 두지 않고 전혀 종적도 없이 사는 일만큼은 어렵다." 세상에 살면서 어울리지 못한다고 느껴서 아예 은거하는 선비가 된다면, 눈으로 온갖 투쟁에 몸을 더럽히는 꼴을 보지 않고 어떤 거짓이나 위험도 겪지 않을 수 있을 겁니다. 세상을 떠나 멀리 숨어 버리는 것은어쨌거나 자신을 보호하는 손쉬운 방법이죠. 그러나 세상에서살면서 나는 새처럼 하늘을 가로지르며 날아가면서도 공중에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매인 데 없이 자유롭게 모든 장애를 뛰어넘어 버린다는 것은 정말이지 어려운 일입니다.
이러한 경지에 이르고자 한다면? 앞서 제기한 비행의 방식이 아니라면 어찌 가능한 일이겠습니까? 세상의 도리에 따라사리에 깊이 통해서 마음으로는 다른 의도가 없고 겉으로는아무것도 억지로 하는 일이 없는 한 어려울 것입니다. 두껍지않은 칼날‘을 원래의 틈‘에 밀어 넣음으로써 소의 뼈를 가르는 데도 칼놀림에 여유가 있어 십구 년 동안 칼날이 전혀 상하지 않았다던 통달한 백정의 경지에 이른다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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