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매우 아끼는 책 『어떻게 죽을 것인가Being Mortal』의 저자아툴 가완디 Arul Gawande 의학박사는 최근 의회 증언에서 그 절망적인 현실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돌봄에 있어서 무엇을 원하는지‘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자가 어떤 돌봄을 원하는지 알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탁월한 방법은 그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의사든 가족이든 묻지 않고 시간을 거의 다 흘려보냅니다. 물어보지 않으면 우리가 제공하는 돌봄과 치료가 환자의 희망 사항과 대개 일치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고통스러운 결과가 따라옵니다. 하지만 환자에게 묻고 돌봄과 희망 사항이 일치하도록 노력하면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보통 의사가 환자에게 생의 마지막 단계에 대한 목표를 묻는 시점은 환자의 죽음까지 그 단계의 3분의 1도 채 남지 않았을 때입니다. 가족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마지막 순간이 가까워져서야 환자의 의견을 묻습니다.
많은 연구를 통해 심각한 병에 걸린 환자가 향후 돌봄에 대한 목표와 소망을 의사와 논의하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게된다는 사실이 입증됐습니다. 환자는 덜 고통받고, 신체적으로 더 자유롭게 됩니다. 또 비교적 다른 사람들과 오랜 기간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가족이 우울증에 걸릴 확률도훨씬 낮아졌습니다. 평균적으로 호스피스에 빨리 등록하지만,
일찍 죽지 않으며 오히려 더 오래 삽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Elisabeth Kibler-Ross는 "죽음을 부정하면 공허하고 목적 없는 삶을 살게 된다. 영원히 살 것처럼 살면, 해야만 하는 일을 쉽게 미루게 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우리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은 삶을 논하는 것과 다름없다. 죽음은 삶을 비추는 훌륭한 거울이다. 죽음 이야기가 오싹하거나 무서울 필요는 없다.
미국 서북부 출신인 내 친구 마이클 미드MichaelMeade는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이렇게 말한다. "완전히 철든 인간이라면, 죽음의 문 앞에 자기 자신의 모습 그대로 나타난다.
우리가 삶과 그 결과물인 죽음을 모두 받아들인다면 주위사람들이 결정을 내리지 못해 혼란에 빠지는 것을 막고 우리의 죽음을 굳건히 받아들이도록 도울 수 있다. 의사나 간호사에게 사전 연명 의료 의향서, 명확한 위임장, 의료 결정 대리권 같은 분명한 지침을 제시해 두고, 가족에게 생애 말기에 어떤돌봄을 받고 싶은지, 시신을 어떻게 처리하고 싶은지, 어떤 의식을 치르고 싶은지 알린다면 감정적, 금전적 부담은 상당히줄어들 것이다.

인디언 추장인 까마귀 발은 말했다.
조금 뒤면 나는 떠난다.
어디로 가는지 나도 모른다.
우리는 모르는 곳에서 와서 모르는 곳으로 간다.
삶은 무엇인가? 밤중에 빛나는 개똥벌레 불빛이다. 겨울에 내쉬는 버펄로의 숨결이다. 풀밭을 가로질러움직이다가 해질녘에 사라지고 마는 작은 그림자다.‘

데이비드 실즈,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하지만 그날 저녁 나는 죽음에 관한 대화가 정치나 종교보다훨씬 깊은 영역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저녁을 먹는 동안 그들과 조금도 다투지 않았다.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상대방의 종교를 이야기하거나 평가하는 것과 다르며 교훈적인 대화가 아니다. 죽음 앞에서는 우리 모두 아이와 같다. 문화, 정치,
인종, 성차를 넘어 깊이 마음을 나누려는 순수함과 의지가 있는 것이다. 그날 밤 만찬이 진행된 세 시간 동안 강력한 유대감이 형성됐다. 식탁에 앉은 모든 사람이 눈물을 흘렸고, 남부 사람과 그들의 감정 표현 능력에 대한 나의 편견이 사라졌다. 빌프리스트는 생각에 잠겨 말했다. "단순한 질문들이 어떻게 억압을 날려 버리는지 봤습니다. 사람들은 죽음을 이야기해야합니다. 끓는 냄비가 뚜껑을 날려 버리는 것 같은 대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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