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모든 배움은 좋은 것이니 어떤 배움도 경시하지 말라. 적어도 시간이 있다면 책 한 권 읽는것을 하찮게 생각하지 말라. 설령 그 책을 읽어 얻는 게아무것도 없더라도 잃는 것 또한 아무것도 없다. 더구나 내가 판단하기에, 어떤 책이든 적합한 곳에서 적합할 때에 집어 들기만 한다면 찾을 가치가 있는 무언가를 반드시 지니고 있으며, 또한 어떤 책이든 그 내용을근면하고 꼼꼼하게 탐구하는 독자의 눈에는 다른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그 책만의 특별한 점을 가지고 있으니, 그런 독자는 희귀한 책일수록 그만큼 더 기쁜 마음으로 집어 든다.
하지만 더 좋은 것을 없애 버리는 것이라면 그 무엇도 좋은 것이라 할 수 없다. 그대가 모든 것을 읽을수 없다면, 더욱 유용한 것을 읽어라. 나아가 모든 것을 읽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독서에 똑같은 노력을 기울이지는 말라. 때로 사람들은 무언가를 단지 전혀 모르는 상태, 들어 본 적도 없는 상태를 벗어나려고읽는다. 자기가 들어 보지 못한 것은 실제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기도 하고, 일단 어떤 열매를 맺는지 알게 되면 가치를 평가하기가 더 쉬워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철학자 파르메니데스가 15년 동안 이집트의 한바위 위에서 살았다는 이야기를 읽었다. 프로메테우스는 사색에 대한 억제할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코카서스산에서 독수리의 공격을 받으며 살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그들이 진정한 선이란 사람들의 존경이 아니라 순수한 양심 속에 숨겨져 있으며, 결국 사라질 운명인 것들에 집착하여 자신의 선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진정한 사람이라 할 수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신들이 정신과 지력의 측면에서 다른 모든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알았던 그들은 아주 멀리 떨어진장소에 거주하는 것으로써 그 다름을 보여 주었다. 공동체란 모름지기 동일한 목적을 공유하지 않는 이들은잘 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한 철학자에게 쏘아붙였다. "도대체 당신은 사람들이 당신을 비웃는 것을 모른단 말이오?" 이에 철학자는 응수했다. "그들은 나를 보고 비웃지만 당나귀들은 그들을 보고 코웃음을 친다오." 한번 생각해 보라. 그 철학자는 그들에게 비난받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데 그 사람들의칭송이라고 과연 얼마나 가치 있게 여기겠는가.

이방의 땅은 거대한 덕이 자라날 출발점이다. 단련된 정신은 이방의 땅에서 우선 눈에 보이는 일시적인 것들의 변화부터 배우기 시작해 조금씩 차차 배움을 쌓아 나간다. 그런 후에는 그 땅을 완전히 떠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자기 고향을 다정히 여기는 사람은 아직 여린 초심자이며, 모든 땅이 자신의 고향과 같은 사람은 이미 강한 사람이지만, 온 세상이 이방의 땅인 사람은 완성된 사람이다. 여린 영혼은 자신의 사랑을 세상의 단 한 지점에 고정하였고, 강한 사람은 자신의 사랑을 모든 장소에 뿌려 놓았으며, 완성된 사람은 장소에 대한 사랑 자체를 지워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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