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스승 루이 비에른 Louis Vierne(1879-1937, 작곡가이자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오르간 주자) 선생님은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인이었어요.
스물여섯 살 때 수술을 받아 앞을 조금 보게 되었지요. 그러자그분이 참을 수 없다고 느낀 게 한 가지 있었어요. 우리 머리가 목과어깨에 붙어 있는 방식이 그분에겐 그리 끔찍하게 보이더랍니다.
게다가 누가 "이 연필 잡아봐!"라고 말하면 그는 "못 잡겠어. 너무멀어" 라고 대답했대요. 하지만 집은 잡고 싶었다고 해요. 왜냐하면 집은커다랗기에 그분의 눈에는 오히려 거리가 가깝게 보인 거죠.
사물의 크기가 그 사물과의 거리와 아무 상관없다는 걸 그분은1~2년이 걸려서야 깨달았답니다. 그분은 가까이 있는 건 크다.
멀리 있는 건 작다고 보았어요. 우리는 사물들이 실제로 있는그곳에서, 그것들을 어떤 척도로 보고 있나요? 오르간 연주를 듣는사람은 말합니다. "오! 저렇게 치려면 얼마나 힘이 들까!" 그런데500음전의 오르간을 연주하는 데 드는 힘은, 길이 60센티미터짜리플루트를 부는 데 드는 힘과 똑같습니다. 난생 처음 오르간 소리를들어보는 사람은 널리 퍼지는 그 힘찬 소리에 황홀해합니다. 그런데실제 오르간 주자가 남다른 힘을 펼치는 건 전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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