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식이었다. 할머니가 몇 번의 절을 더한 뒤, 신부님과 나는동시에 크게 외쳤다.
"백여덟!"
할머니는 그제야 절을 멈추고 우리를 향해 뒤를 돌아보며 눈을끔뻑거렸다. 그러더니 눈가의 주름이 더욱 자글자글해지며 흡족한듯 미소를 지었다.
"기도란 것이 결국 무력한 인간을 위한 것일 테니 ‘보살‘이시면어떻고 마리아‘시면 어떻습니까. 허허….…..
늙은 신부님의 선한 웃음소리가 멀리까지 우리를 배웅했다.
"할머니, 기도하실 거면 요양원 바로 옆 교회도 있는데 왜 여기까지 오셨어요?"
"거긴 시끄러워."
"그래서 뭘 그렇게 비셨는데요?"
"말하면 안 돼. 부정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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