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머메쉬는 부의 증가와 더불어 일반적으로 시간 부족의 고통도 늘어난다고 확인했다. 물론 근무와 가사에 들어가는 시간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아무래도 벌이가 늘어날수록 시간은 귀해지는 모양이라고 해머메쉬는 썼다. "사람들이 갈수록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불평은 부분적으로 볼 때 쓸 수 있는 시간에 비해 너무많은 돈을 가졌기 때문에 비롯되는 현상이다." 수입의 증가와 더불어갖고 싶은 것, 누리고 싶은 것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모든것을 충족시킬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사람들은 시간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이다. "이런 불평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여피족(도시에 사는 젊고 세련된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 옮긴이)의 배부른 푸념쯤으로 폄하할지 하는 것은 태도에 달린 문제이다." 해머메쉬의 신랄한 지적이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탐한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기존의 것을 얕잡아보는 성향도 있다. 새로운 사치가 아무리 흥분이 될지라도, 일단 성공으로 마감한 도전이 주는 감격이 어마어마할지라도...그 어떤 행복이든 우리는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심드렁해진다. 우리의 상태를 끊임없이 새롭게 바꾸어가는것을 당연하게 여길 정도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모두 허리에 천 쪼가리나 두르고 한 줌의 쌀로하루를 연명하는 금욕주의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항상 "더 많이"를 외치는 치명적인 주장을 꿰뚫어보고 다양한 조건을내건 사회의 기만적인 자유 약속에 기대지 않는 게 많은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새겨두자. 우리 인간은 항상 새로운 욕구를 찾아나서는존재인 까닭에 이 새로움의 지배에 완전히 압도당하는 일만큼은 없도록 주의해야만 한다. 바로 그래서 휴식은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도 있으리라. 우리의 욕심(자발적인 것이든 설득당한 것이든)의 꽁무니를 끊임없이 쫓아다니기만 할 게 아니라, 때로는 멈추어 서서 순간의 행복을즐길 줄도 알아야만 하는 게 휴식의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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