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과정은 우리를 일깨우고마음을 열고, 감각을 섬세하게 하고, 자기가 바라는 것이이루어지지 않았어도 때로는 바로 그 때문에 삶은 또한 살 만한 것임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기본적으로 인생의 진행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음을, 인생을 자기 뜻대로 꾸려갈 수 없음을 인정할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많은 가능성을 인식하게 된다. 우리가 지금까지 예측 가능한 삶의 모습에만 고착되어 있었기에 간과했던 것들을 말이다. 모든 깊은 애도는 자신의 한계를 해체하고,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 시선을 넓히는 힘이 있다. 누군가 ‘영원히’ 갔다는 것. 관계가 완전히 끝났다는 것, 또는 우리가 정말로‘ 생명이 위험한 병에 걸렸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중요한 걸음이다. 상실을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 그로써 현실적이고 본질적인 것에 주목하는 삶으로 자라가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질적인 것에 주목하는 기술을 한 걸음 한걸음 익혀나간다. 크게 도약하는 것은 소수일 뿐이다. 그러나 애도의 과정은 차츰차츰 진행되어 드디어 우리는 - 약간 운이 좋으면 충만한 현재에 이르게 된다.
사랑하는 이의 삶의 시간과 우리 자신의 삶의 시간이 유한하기에 만남은 매 순간 의미가 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톰 크라이는 이런 인식이 비로소 그를 흔들어 깨웠다고 전한다. 예전에 그는 늘 일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독서와 산책, 친구들과의 교제, 정원 가꾸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어서더 적은 돈으로도 살 수 있지 않을까"를 묻는다. "결국 내 딸은 가고, 나는 살아 있다. 이런 기분 좋은 햇살을 받으며……….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가 강렬하게 느껴지니 이를 낭비한다는 생각만해도 견딜 수가 없다. 애도를 통해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하면, 애도자는 충만한 현재로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다. 애도를 통해 우리는 편협한 기대와 요구, 행복에 대한 고정관념과 도그마에서 벗어나 삶을 더 넓은 시각에서 평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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