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파엘)는 문득 힘을 소유하는 것 자체가, 아무리 그 힘이막대하다 하더라도, 그 힘을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왕홀(王)은 어린아이에게는 한갓 장난감일 뿐이지만 리슐리외에게는 도끼요, 나폴레옹에게는 세상을들어 올릴 수 있는 지렛대인 것이다. 힘은 꼭 우리만큼의 크기를가지며 그래서 큰 사람만을 더 키우는 법이다. 오노레 드 발자크, 이철의 옮김, 『나귀 가죽』, 문학동네, 2008.
. 『변신 이야기』의 저변에는 헬레니즘 특유의 자유롭고 건강한 민주주의가 깔려 있으며, ‘변신‘이란 자연의 구성원인 온갖 생명간의 무한한 생성과 경계 이월, 활기찬 낙관주의의 표현이다. 15장에 느닷없이 삽입된 뛰타고라스의 가르침‘을 보자.
모든 것은 변할 뿐입니다. 없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영혼은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알맞은 형상이 있으면 거기에 깃들입니다. 짐승의 육체에 있다가 인간의 육체에 깃들이기도 하는 것이고, 인간의 육체에 있다가 짐승의 육체에 깃들이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돌고 돌 뿐, 사라지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말랑말랑한 밀랍을 보십시오. 이 밀랍으로 새로운 형태를 만들면 거기에는그 전의 형태가 남지 않을뿐더러, 그 전의 형태로 되돌릴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모양만 변했을 뿐, 밀랍은 여전히 밀랍입니다. 이와같습니다. 영혼은 어디에 가든 처음의 영혼 그대롭니다. 다만 다른 형상에 자리를 잡았을 뿐입니다.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인간이 유의미하고 존엄한 존재인 것은 사유라는 행위 때문이다. 위대함의 단초도 여기에 있다. "218-(397) 인간의 위대는 자신이비참하다는 것을 아는 점에서 위대하다. 나무는 자기가 비참하다는것을 모른다. 그러므로 자신의 비참을 아는 것은 비참하다. 그러나자신이 비참하다는 것을 아는 것이 곧 위대함이다." 하지만 파스칼은단순히 사유와 인식만을 촉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강조하는 바는 ‘올바르게 사유하도록 힘쓰자.‘는 것이다. 즉, 도덕과 윤리가 중요하다. 그 궁극의 지점에 신의 존재를 상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팡세』는 인간과 신에 대한 탐구를 담고 있으되 ‘신 없는 인간의비참‘(1부)을 신 있는 인간의 행복‘(2부)으로 이끌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의 호교론은 가히 확률론의 창시자답게 내기(도박)의 논리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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