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영성에서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다른이들과 다르지 않다‘는 데서 오는 행복입니다. 우리가 느끼는 행복감과 성취감은 내가 다른 이들과 다르다‘라는 데서오곤 합니다. 그 우월감과 독자성을 위해 우리는 참으로 많은 노력을 하지요. 그러나 머튼은 우리의 가장 큰 행복은 우리가 다른 이들과 다르지 않게 인간 존재에 속해 있다는 바로 그 진리에 있음을 알려줍니다. ‘특별하지 않음‘에서 오는행복감은 일상에서의 위안과 기쁨만이 아니라 내면적 존재에 닿은 매우 깊은 차원의 깨달음에서 오는 것이기에, 다함이 없고 헛되지 않습니다. 머튼은 이러한 영적 체험을 한 것이 깊은 밤, 고절한 수도원 성당에서가 아니라 사람으로 가득 찬 거리 한복판을 걷는 매우 일상적인 상황에서였다는 것을 다음과 같이 전해줍니다.
루이빌 상가 중심에 있는 4번가와 월넛가의 한 모퉁이에서 나는 감격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거리를 오가는 이사람들을 모두 사랑하며 그들은 나의 것이고 나는 그들이것이며, 비록 서로 낯선 사람들이지만 우리는 서로 이질적인 사람일 수 없다는 것을 갑자기 깨달았던 것이다.
머튼의 이러한 체험을 적어놓은 묵상은 그가 1956년부터1965년까지 영적 묵상과 수도원에서의 체험, 문화비평 등을적은 메모들을 편집해 출간한 『토머스 머튼의 단상』에 실려있습니다. 이 책은 머튼의 가장 아름답고 심오한 성찰을 담고 있는 책 중 하나지요. 머튼은 그날 자신이 체험한 근본적깨달음을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
다르다는 착각에서 벗어났다는 느낌에 너무도 안심하고기쁜 나머지 하마터면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나의 행복은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하느님, 제가 다른 사람들과 같고 다른 사람들 가운데 하나인 것에 감사드립니다."
러스킨은 ‘세상의 셈법‘이 아닌 포도밭 주인의 비유에 나오는 ‘하느님의 셈법‘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사회는 점점 더 비인간화되고 인간성은 파괴되리라는 것을 예언자적 직관으로보았습니다. 하느님의 셈법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쓸모없다고 내쳐진 사람의 곤란과 무너진 존엄에 대한 속 깊은 배려와 관심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이 셈법은 사람을 소모품이자 이윤을 내는 도구로만 생각하는 여타의 경제학‘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