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철학자 프랑코 베라르디(Franco Bifo Berardi)는 『죽음의 스펙터클』에서 한국 사회의 특징을 네 가지로 짚었습니다.
‘끝없는 경쟁, 극단적 개인주의, 일상의 사막화, 생활 리듬의 초가속화가 그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꼭 지옥의 구성 목록처럼 느껴져 섬뜩합니다.
"독일은 우리에게 ‘요술 거울(Zerrspiegel)‘입니다."
아마도 그런 거울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거울은 거울인데그 앞에 서면 내 모습이 마구 일그러지는 거울 말입니다. 독일은우리에게 그런 ‘요술 거울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요술 거울은 제대로 된 모습을 일그러뜨려서 비추지만, 이 거울은 그렇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 비춰줄 뿐인데 일그러져 보이는 거지요. 우리가 우리 자신을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다는 것을 깨우쳐주는 거울이라는 의미입니다. 누구에게나 자기가 사는사회는 일상이 영위되는 공간, 존재가 귀속되어 있는 세계이기때문에 객관적으로 바라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지요.
우리 사회를 냉정한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본다는 것은 매우어렵습니다. 하지만 독일이라는 거울 앞에 우리를 세워놓고 보면, 거리를 두고 우리의 새로운 모습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우리의 일상, 우리의 삶의 방식이 뭔가 비정상적이고
부조리하고 이상한 모습 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우리를 낯설게 대면하게 되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