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들이 영광이라고 하는 것이 무언지를 깨닫는다. 그것은 거리낌 없이 사랑할 권리다. 알베르카뮈." 거리낌 없이, 아낌없이, 남김없이 ‘사랑‘한다는 것, 그 또한최초의 인간이자 마지막 인간으로서 우리 각자가 삶의 처음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수행해야 할 권리‘ 이자 의무가 아닐까 한다.

카뮈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들에 자주 인용되는 말이 있다. "카뮈의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그와 악수하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는 것이다."(『스웨덴 연설』) 멋지고 적절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가 낯선 사람과의 의례적인 대화와형식적인 인사를 싫어한다는 것, 양로원에 막 도착했을 때 원장과악수를 나누며 거북해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상대방이 자신의 손을 붙들고 오랫동안 놓지 않자 어떻게 손을 거두어야 할지 몰라 무척 난감해한다.
카뮈는 프리드리히 니체가 가진 불굴의 의지를 자기 속에서 일깨우고자 늘 노력했지만, 또한 섬세하고 상처받기 쉬운 영혼의 소유자였다. 우리가 손을 내밀 때 카뮈는 뫼르소처럼 다소 멋쩍어하고,
어색해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충분히 조심스럽고 신중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카뮈는 오랫동안 우리 손을 잡아줄 것이다.

카뮈의 말대로, 우리가 자신을 삶을 연기하는 배우로 인식하면세상은 달리 보인다. 세상과 우리 자신으로부터 거리를 두고서 좀더 객관적으로 관찰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이 세상이라는 무대 위에서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을 인식하여 더욱 바람직한 삶을 하나의 의미 있는 사명으로서 완수하게 되는 것이다.
한 사람의 배우로서 지금 나는 그저 무심하고 무의미한 현재적 상황 위에 결코 잊힐 수 없는 과거의 흔적들이 켜켜이 쌓여 있는 것을목도한다. 그러면서 삶의 일상적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각성의 단계로 나아가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것에서 시간의 깊이를 체험하는가능성에 눈을 뜬다.

그리하여 그는 『젊은 시절의 글』에서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된다.
"집 없는 사람들, 굶주린 사람들, 떠돌이들에게도 심장이 있고 영혼이 있다. 그 영혼은 누구보다도 더한 욕망으로 부풀어 있어서 그만큼 더 아름다운 것이다." 『안과 겉』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가난이나에게 불행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빛이 그 부를 그 위에 뿌려주는 것이다." "나의 어린 시절 위로 내리쬐던 그 아름다운 햇볕 덕분에 나는 원한이라는 감정을 품지 않게 되었다. 나는 빈곤 속에서 살았으나 또한 일종의 즐거움 속에서 살았다. 무한한 힘을 나 자신 속에서 느끼고 있었다. 다만 그 힘을 쏟을 만한 곳을 발견하기만 하면 될 것이었다. 가난은 그러한 나의 힘을 가로막는 장애가 되지 않았다. 아프리카에서 바다와 태양은 돈 안 들이고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체험한 빈곤은 나에게 원한을 가르쳐준 것이아니라, 오히려 어떤 변함없는 마음, 그리고 묵묵한 끈기를 가르쳐주었다. 내가 그것을 잊어버리는 일이 있었다면 그 책임은 오로지나에게, 또는 나의 결점에 있는 것이지, 내가 태어난 그 세계에 있는것이 아니다." "아무것도 부러워하지 않는 것, 그것은 나의 권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