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퇴임했던 그다음 날부터 똑같이여기 도서관에 나오고 그랬죠. (웃음) 저에게는 요즘도 그냥교수 생활의 연장이랄까, 그런 기분이에요. 제 주위 분들은저에게 "이제 좀 쉴 때도 되지 않으셨나." "이제 슬슬 정리하셔야죠." 같은 말씀을 하시는데, 잘 모르겠어요. 일단 지금은 제가 평생 살아오던 것과 똑같이 생활을 해나가려 해요.
젊었을 적처럼 힘이 넘치거나 속도가 빠르진 않더라도, 계속열심히 읽고, 또 쓰고, 변함없이 해오던 것을 천천히 이어가며, 그렇게 노년의 삶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글쎄요. 막상 서점에 가면 딱히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저렇게 새롭고 다양한 책들이 많다는 건 늘즐겁고 흥분되는 일이니까요. 그 시간은, 저에게는 마치 하루하루 변화무쌍한 날씨를 보는 것과 같이 느껴지거든요.
지금도 서점에 가서 이리저리 거닐다보면 한두 시간이 훌쩍가곤 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주말에도 몇 시간을 서서 책을봤는데 그다지 힘들다는 느낌은 없었어요.
책을 둘러보는 것은 매일의 날씨를 대하는 것과 같다. 멋진 말씀인데요. 대충 봐선 밋밋하고 새로울 것도 없는 듯하지만, 세심하게 집중해 보면 굉장히 멋진 것들이 숨겨져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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