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소은은 산에 있고 대은大隱은 시장에 있다.
고 합니다. 정말 큰 수행은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섞여서 관계를 푸는 데 있다는 말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깊은산속에서 면벽하는 수행자보다 먹고사는 일로 그악스럽게밀고 당기며 사랑의 기술을 배워가는 민중들이 더 큰 수행자라는 게 내 생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민정 씨가 선택한길을 스스로 갸륵해 하고 격려하길 바라요.
인연은 관심의 다른 이름입니다. 관심이란 무엇일까 요. 사람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건 소리와 향기에 고요히 귀를 기울이고 오래 응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햇살 묻은 존재의 솜털을 눈부시게 아프게 발견하는 일입니다.

먼 데서 서울로 돌아왔다‘라는 사실이 일상의 의미 를 다시 일깨워 주었어요. 이제 저에게 서울은 여행과 일상그 사이에 있더라고요. 여행은 일상의 도피처가 아니고, 일 상은 도피해야 할 굴레가 아님을 조금씩 받아들입니다.
오히려 일상은 삶의 가장 큰 무게를 가진 중심이죠.
그러니 버텨 내야 할 것이 아니라 잘 꾸려야 함을 새삼스레깨닫습니다. 일상을 버티려고만 할 때 저는 삶에 끌려갔습니다. 속도와 방향도 온통 제 손에서 벗어나 버렸고요. 그래서 일상의 주인이 되자고 자주 마음을 다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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