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퀴엠
3부 봉헌송 ‘주 예수 그리스도
주세페 베르디(1813년-1901년)Requiem Mass3: Offertorio: Domine Jesu Christeby Giuseppe Verdi

음악의 힘에 대한 이야기다.
1942년 1월, 주세페 베르디의 레퀴엠 악보 한 권이 오늘날의 체코 공화국에 있는 나치의 강제 수용소 테레시엔슈타트(테레진)에 밀반입되었다. 불가능할 것 같은 상황에서도 나치에 대항하는 유대인 수감자들은 지휘자이자 작곡가였던 라파엘 샤흐터의 주도하에 시대를 초월하는 공연을하기로 결정한다. 훗날 생존자들은 이를 정신적 저항 행위라고 묘사했다.
수용소 안에 150명의 수감자들이 모였고, 너덜너덜한 악보 한 권만을 보면서 이 영원한 걸작을 연주했다. 생존자인 에드거 크라사는 테레시엔슈타트에서 있었던 공연이 수감자들에게 "예술과 행복의 세계로 빠져들게 해주었고, 유대인 강제 수용소라는 유형지에서 살며 자유를 상실한 현실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라고 훗날 회고했다.
베르디의 레퀴엠은 수용소에서 열여섯 번 이상 공연되었다. 그러나수감자들이 아우슈비츠와 그곳의 가스실로 이송되기 시작하면서 수용소합창단의 수는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고, 베르디의 레퀴엠을 노래할 수감자도 몇 명 남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이들은 계속해서 노래를 불렀다.
샤흐터는 1945년 아우슈비츠에서 세상을 떠나기 직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나치를 향해 노래할 것입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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