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테스트, 즉 피험자들 본인이 어느 상표의 콜라를 마시는지 모르는 상태로 진행한 테스트에서 펩시콜라와코카콜라는 모두 뇌의 같은 영역을 활성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특히 보상처리를 담당하는 전두엽이 활성화됐다(달콤한 맛은 뇌의 보상이다). 그런데 음료수를 주면서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상표를 보여주자 뇌 스캐너의 이미지는 급변했다. 코카콜라를 마셨을 때는 중뇌와대뇌의 다른 영역이 번쩍거렸지만, 펩시콜라를 마실 때는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피험자들이 상표를 알고 있었을 때는 압도적으로 코카콜라를 선호했다. 뇌 사진만 보자면 펩시콜라도 똑같은 맛으로 보상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도출되었다는 것은 전두엽보다 더강력한 영향력을 보유한 뇌 영역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뇌 영역은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코카콜라 편을 들고 있다. 바로 대뇌가그 장본인이다.
다시 말해 ‘더는 만족하지 않는다. 더 많은것을 원해‘라는 뜻이다. 보상기대 시스템의 영원한 불만족은 소비 사회를 이끌어가는 주요 원동력이다. 자동차는 갈수록 튼튼해지고 빨라진다. 휴가 여행은 계속해서 우리를 더 먼 목적지로 유인한다. 스마트폰은 항상 새롭고 발전된 기능을 탑재한다. 빌헬름 부슈Wilhelm Busch는 이런 상황을 시에서 아주 잘 표현했다.
당신이 그토록 애타게 얻으려고 노력한 것, 그것은 당신 것이 되었다. 당신은 승리감을 느끼고 큰 소리로 환호했지 마침내 평화가 내게 찾아왔노라고 그런데 이봐, 그렇게 격렬하게 떠들지 말고 혀를 잘 길들여 모든 소원은 말이야그 소원이 이뤄지면 당장 새끼 소원을 불러올 테니까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새끼 소원이 자기의 어머니 아버지보다 더크고 좋고 빠르며 아름다워야 한다는 점이다.
회피 시스템의 구조도 이와 유사하다. 여기에도 처벌기대와 실제 처벌을 위한 하부 시스템이 존재한다. 여기서 중요한 뇌의 영역은 편도체와 뇌섬엽이다. 처벌 시스템에도 자체 법칙이 있는데, 상실은 뇌에서 처벌로 경험된다. 처벌은 보상보다 2배나 더 강한 강도로 느껴진다. 가령100유로를 얻었을 때 느끼는 기쁨보다 100유로를 잃었을 때 느끼는 고통이 뇌 속에서 2배나 더 강하게 일어난다.
뇌를 지루하게 만드는 상품 연필, 청소용품, 화장지의 감정적 중요도는 낮은 편이라 그 가치 또한 낮다. 이 상품들은 고객의 머릿속에서 감정 및 동기 시스템을 아주약하게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상품들이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하기에 필수품‘이라 부르지만 그저 그뿐이다. 고객은 이 상품이 필요해서 살 뿐 특별히 흥미를 느끼거나 높은 가치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또한 이 상품들을 사는 데 많은 돈을 쓸 생각도 없다. 그래서 이 상품들은 딱히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책정되고, 때에 따라서는 다른 브랜드나 저렴한 수입품으로 대체될 수도 있다.
뇌를 활성화하는 상품 과자와 같은 기호식품이나 옷, 신발 등의 패션 제품, 비타민제제, 다양한 책, 직접 만들어 쓰는 DIY 기기, 가전제품, 일상생활에 필요한 보디 케어 제품, 음료수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러한 상품들은 소비자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이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기꺼이 돈을 쓴다. 하지만 필요없을 때는 과감하게 포기하기도 한다.
뇌를 유혹하는 상품 뇌를 유혹하는 상품이라 이름 붙인 이유는 소비자가 이 상품들을동경하며, 이것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고 믿을 정도로 뇌 속의 감정 및 동기시스템을 강하게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이 상품들은 그 자체로 엄청난 매력을 발산한다. 또한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지위와 개성을 드러내주기도 한다. 이 상품들은 감정의 출력을 높이는 강력한 브랜드를 필요로 한다. 여기에 해당하는 상품에는 스포츠카, 유명 브랜드 화장품, 디자이너전 제품, 첨단 스포츠 장비, 최신형 스마트폰, 영적인 구원을 약속하는 상품, 스토리가 담긴 상품, 멀티 감성이 풍부한 상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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